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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연간 5천만톤, 폐기했던 이것→광촉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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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리그닌 이용 인공광합성 성공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연간 5천만톤 정도 폐기됐던 식물 부산물 '리그닌'이 광촉매 쓰임새로 탈바꿈했다.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이 식물의 주요 구성성분인 리그닌의 광촉매 특성을 규명하고 리그닌 기반 광 촉매반응과 산화환원 효소 반응을 접목해 태양광으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하는 인공광합성을 성공시켰다고 28일 발표했다.

리그닌(lignin)은 식물 목질부를 형성하는 주요 물질로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풍부한 성분이다. 주로 식물을 지지, 보호하는 구조체 역할을 한다.

그동안 폐기됐던 리그닌을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성에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 방법이  제시됐다. [사진=카이스트]
그동안 폐기됐던 리그닌을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성에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 방법이 제시됐다. [사진=카이스트]

식물의 20~30%를 차지하는 주요 구성성분인 리그닌은 세포벽 형성, 물 수송, 씨앗 보호, 스트레스 적응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바이오 연료, 펄프 및 종이를 생산하는 목재산업에서 리그닌이 부산물로 대량 배출된다. 그 양은 연간 5천만 톤에 달한다. 리그닌은 분자구조가 상당히 복잡한 까닭에 활용이 어려워 95% 이상 소각되거나 폐기되고 있다.

연구팀은 자연계 리그닌이 일반적 광촉매들이 지닌 작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리그닌이 광촉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다양한 리그닌 고분자 모델이 가시광선에서 과산화수소를 생성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분광학적, (광)전기화학적 분석을 통해 리그닌이 열역학적으로 해당 광 산화환원 반응(photoredox reaction)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 광촉매는 산소를 환원해 과산화수소를 생성할 때 희생 전자 공여체(sacrificial electron donor, 예: 알코올, 포름산, 글루코스)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요구 조건 때문에 기존의 과산화수소를 생성하는 광 촉매반응은 원자 경제성(atom economy)이 낮고, 바람직하지 않은 부산물이 축적된다는 한계가 있다.

리그닌은 희생 전자 공여체 없이 산소와 물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합성할 수 있어 높은 원자 경제성(94.4%)을 보여주며 부산물 축적 문제에서 벗어난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리그닌의 광 촉매반응을 생체촉매인 퍼옥시게나아제 활성에 적용했다. 퍼옥시게나아제는 유기합성에서 상당히 중요한 선택적 옥시 기능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효소다. 퍼옥시게나아제는 과산화수소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데 고농도의 과산화수소에 의해 비활성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리그닌이 광화학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적절한 속도로 생성하도록 설계해 퍼옥시게나아제가 지속해서 옥시 기능화 반응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박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그닌을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성에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ˮ며 "리그닌의 광촉매적 메커니즘을 더 자세하게 밝혀 리그닌의 촉매 성능을 높이고, 다양한 효소와 접목,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해 산업적 파급력을 높일 계획ˮ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김진현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Lignin as a Multifunctional Photocatalyst for Solar-Powered Biocatalytic Oxyfunctionalization of C-H Bond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세시스(Nature Synthesis)’ 3월호 표지논문으로 출판됐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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