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2천만 5G 가입자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좀 더 저렴한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가입자 확대에 불이 붙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나란히 보급형 5G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이같은 양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다만, 5G 단말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고 있으나 요금제는 고착화됐다. 5G에서는 아직 헤비유저들을 중심으로 사용량이 높은 데다, 중간 요금제 출시가 오히려 알뜰폰 시장을 위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 늘어나는 5G 보급폰…요금제 변화는 아직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오는 25일과 내달 1일 각각 보급형 5G폰인 아이폰SE와 갤럭시A53 모델을 출시한다.
가격은 지난해 나온 보급형 모델과 비슷한 59만원대다. 아이폰SE는 59만원부터로 저장공간에 따라 가격대가 올라간다. 갤럭시A53(저장공간 128GB)은 59만9천500원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삼성 갤럭시A 이벤트 2022에서 공개한 갤럭시A33과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A73까지 모두 국내에 나온다면 올해 가장 많은 보급형 5G폰이 나오게 된다. 그동안에는 매년 두어개 정도가 나왔다면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보급형 모델 출시가 본격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보급형 모델이 확대되는 반면 이동통신 요금제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 특히 5G 요금제에서는 요금제 구간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사항 이었다. LTE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속도제한 포함)이 가능한 요금제는 3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보다 다양하다. 5G 요금제의 경우 4만원대부터 형성돼 있으나 다양성은 다소 떨어진다.
이통3사가 각각 운영 중인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선택약정할인이나 단말기 지원금, 결합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일반 요금제와 달리 가입 조건이 다소 까다롭다.
이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소비자들의 평균 사용량을 고려한 요금제 출시가 요구됐고, 이통사 역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 LTE도 중간 요금제 없어…알뜰폰과 충돌 우려도
그러나 이통사들은 아직까지 신규 요금제 출시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5G 요금제에서는 12GB기가 이상 110GB 미만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간이 없다. 4~5만원대에서 12GB 이하 데이터를, 6만원대 후반 요금제부터 11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5G 확산 단계인 만큼 데이터 이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라며 "현재 고객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 이에 맞춰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당 평균 5G 트래픽은 26.8GB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수준에 맞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상위 10%의 이용자가 5G 트래픽의 43.4%를 차지하고 있어 단순히 평균치만 보고 해당 데이터 수준의 요금제를 내놓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데이터 종량제보다 무제한 요금제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 단순히 저가 요금에 데이터를 한정적으로 주는 것은 흐름에 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LTE에서도 속도제한을 두고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요금제는 5G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초이스에서 확인한 결과 이통3사 모두 15GB 이상 100GB 미만대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반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5G 전국망 구축이 점차 이뤄지면서 매년 설비투자 비용이 차츰 즐어들고 있지만 매해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요구받고 있어 섣불리 요금제에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알뜰폰 시장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알뜰폰에서도 5G 요금제를 확대, 지난해 12월 5만을 넘긴데 이어 1월에는 6만 가입자를 넘어서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중간 요금제는 알뜰폰을 통해 활성화 시킨 후 이통사로 차츰 확대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뜰폰도 5G 요금제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통사가 벌써부터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는다면 시장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저렴한 요금제는 일단 알뜰폰에서 먼저 내놓은 이후에나 이통사가 고려하는 수순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