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큰 폭 올랐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등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원자재에 투입된 탓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원자재 구입에 103조7천187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87조2천570억원) 대비 18.9% 증가한 수치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의 원자재 비용 증가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CE부문의 원자재 구입비는 31조5천931억원으로 전년(22조9천610억원) 대비 37.6%나 늘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 구입비가 큰 폭 뛰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패널 구입비는 10조5천823억원으로 전년(5조4천483억원) 대비 2배 규모로 급증했다. 16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지난해 CE부문은 55조8천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원자재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6.6%에 달하는 셈이다. 2020년에는 48조1천7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원자재 구입비는 47.7%의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5년간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봐도 삼성전자의 CE부문 매출에서 원자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매출에서 원자재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8%, 2018년 45.1%, 2019년 45.1%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CE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9%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월풀을 제치고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에서 글로벌 가전 1위를 기록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철강 평균 가격이 전년보다 21.9%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3.9% 증가한 데 그쳤지만,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철강 구입비로만 1조6천816억원을 투입했다. 전년(1조1천388억원) 대비 47.7% 증가한 수치로, H&A사업본부의 원자재 구입비에서 13.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레진과 구리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18.2%, 15.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LG전자의 레진과 구리 구입비는 각각 8천651억원, 3천338억원으로 전년보다 47.4%, 27.4% 늘었다.
HE사업본부 원자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LCD TV 패널 가격 역시 껑충 뛰었다. LCD TV 패널 가격은 전년보다 47.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HE사업본부는 LCD TV 패널 구입에 5조4천867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4조502억원)보다 35.5%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HE사업본부 원재료에서 LC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5.7%에서 61.8%로 확대됐다.
비용증가 등으로 인해 LG전자는 지난해 '최대 매출'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소폭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 LG전자 매출은 74조7천216억원으로 전년보다 28.7%나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8천638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는 데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가전업계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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