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100여년 만의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서방 주요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인한 결과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달 중 달러화 표시 국채의 이자 7억3천만 달러(약 9천억원)의 지급일이 도래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 중 2건의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 1억1천700만 달러(약 1천450억원)를 오는 16일까지 지급해야만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이자 지급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으며, 이자를 달러로 지급할지, 아니면 루블로 지불할지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인해 달러화 결제가 불가능할 경우 러시아의 채무를 루블화로 상환할 방침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루블화로 지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계좌를 동결해 러시아를 '인위적 디폴트(파산)'에 빠지게 하려고 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러시아가 오는 16일 2건의 달러화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상환할 경우, 러시아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최초로 외화 디폴트가 된다. 당시 블라디미르 레닌은 혁명을 통해 차르(황제)를 몰아낸 뒤 제정 러시아의 채무 변제를 거부했다.
한편, 오는 16일 이자 만기가 도래하는 2건의 달러화 국채는 모두 루블화 상환이 가능하다는 옵션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러시아 정부가 이자 상환에 실패하거나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지급한다면 약 1천500억 달러(약 186조원)에 이르는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기업들의 외화 부채에 대한 연쇄 디폴트가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역시 러시아 정부가 기존에 합의된 통화가 아닌 다른 통화(루블화)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디폴트로 간주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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