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현지 반도체 소재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반도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아직 재고가 충분하지만 이번 전쟁 경과를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네온 공급업체인 잉가스와 크라이오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두 회사는 반도체를 만드는 레이저의 핵심 소재인 네온을 대만, 한국, 중국, 미국, 독일 고객에 공급해왔다. 잉가스와 크라이오인이 위치한 마리우폴과 오데사는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 생산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네온의 23%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다. 우크라이나 네온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 반도체 업체들도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당시 네온 가격이 급등하면서 반도체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업계는 크림반도 합병 사태를 겪었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6주~3개월 분량의 재고를 확보해 둔 상황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아직 재고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도체 업계가 2014년도 크림반도 합병으로 네온 가격이 치솟았던 경험을 교훈 삼아 대비해 왔다"며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도 네온 대체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미 굿리치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부사장은 "10년 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지금보다 더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고 반도체 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 반도체 소재와 제품 값이 급등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던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될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리드타임(주문 후 납품받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26.2일로 전월대비 3일 증가했다. 지난 1월에만 해도 전월대비 리드타임이 감소했지만 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안드레아 시비에로 IDC 유럽 고객 인사이트 및 분석 디렉터는 "반도체 업종에선 네온가스, 팔라듐 등의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화물 경로 변경과 이에 따른 운송비 증가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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