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핫스팟] 카카오페이 '병원비 청구' 직접 해보니…"보험사 앱보다 범용성 높아"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최근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은데 손해보험사들과 빅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실손보험 간편청구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서비스들은 특정 병원이나 보험사만 지원해 한계가 나타났지만,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는 다양한 보험사들의 보험금 청구를 지원해 범용성이 높았다.

◆ 서류 사진 찍고 올리면 청구…카카오페이가 제휴 보험사 많아 편리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연맹과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가 지난해 4월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만20세 이상 보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실손의료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47.2%를 기록했다. 미청구 진료의 95.2%는 30만원 이하 소액 진료였다.

청구를 포기한 사유로는 진료금액이 적어서(51.3%), 진료당일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미처 챙기지 못했는데 다시 병원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6.6%), 증빙서류를 보내는 것이 귀찮아서(23.5%) 등 이었다. 사실상 실손 가입자 4명 중 1명꼴로 복잡한 청구절차 때문에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런 번거로움을 해소하고자 최근 대형보험사들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빅테크 업체들은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보험금 청구 서류를 제출하면 손쉽게 보험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우선 KB손해보험의 간편청구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앱에 접속하자마자 '보험금 청구' 항목을 선택하고,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관한 사항을 동의하면 다음단계로 넘어갔다. 이어 사고(발병)일을 선택하고, 피보험자, 사고유형, 주소지,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내원 경위를 작성하고 보험금 지급 계좌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다음 단계로는 서류제출 절차가 있다. 의료비 청구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며, 비급여 항목의 경우 진료비세부내역서를 추가로 내야 한다.

관련 서류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업로드할 수 있어 나름 간편한 느낌을 받았다. 병원에서 발급받은 진료비 계산서 영수증과 진료비내역서를 촬영해 올리고 최종적으로 접수내역을 확인하면 절차가 완료된다.

절차가 끝나자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험금 청구 접수가 완료됐다는 안내가 제공됐다. 전반적으로 쉽고 편하게 청구가 진행됐지만, KB손해보험 앱을 추가로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점이 불편했다. 타사 보험상품은 청구할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

빅테크 기업의 대표주자인 카카오페이의 '병원비 청구'도 진행해봤다. 병원비 청구 항목을 선택하고 필수항목 동의, 피보험자 주민번호 뒷자리 등을 입력하면 보험사 선택 항목으로 넘어간다.

지원되는 보험사들은 국내 생·손보사 전체다. 대형 손보사 간편청구 서비스의 경우 자신들의 보험만 가능하거나, 특정 제휴 병원에서만 청구할 수 있게 돼 있는점을 감안하면 범용성이 훨씬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입한 보험사를 선택하면 서류 등록 항목으로 넘어간다.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특히 필요한 서류를 설명하는 항목이 기존 대형사 앱보다 더욱 직관적인 정보설명을 제공했다. 항목별, 유형별로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물음표를 누르면 설명이 상세히 떴다.

서류를 제출하는데 사진촬영본을 올리도록 돼 있다. 미리 찍어놓은 사진을 올리거나 바로 촬영해서 올릴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KB손보 앱의 경우 사진촬영시 서류에 원하는 만큼 구역을 지정해 올릴수 있는 기능을 추가로 제공했는데, 카카오페이 앱은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정보(병원 로고 등)를 제외하고 중요한 내용만 넣을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병원비 받을 계좌를 선택하면 되면 청구인 서명란으로 옮겨진다. 마지막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청구서를 제출하면 청구신청이 완료된다.

◆ 무료 서류로 청구 가능…"진단서는 고액보험금 청구시 필요"

실손보험 청구를 위한 서류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 내역서가 필요하다. 여기에 약제비까지 받으려면 환자 보관용 처방전과 약국 영수증을 추가로 발급받아야 한다.

간혹 병원에서 질병코드가 없는 처방전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수기로 질병코드를 써달라고 하고 병원 도장을 찍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수술을 했을 경우 수술확인서나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이 서류들은 수수료가 3천~5천원 수준이므로 진단서(약 2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입원했을 때는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서, 처방전에 더해 입퇴원 확인, 초진 기록지가 필요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진단서는 고액 보험금을 받아야 하는 경우 필요하고 소액의 경우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영수증과 세부 내역서를 발급받으면 대부분 실손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보험사들과 더불어 빅테크 업체들도 간편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못받는 보험금 없이 많이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