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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화학·철강 우려vs조선업 수혜…증시 업종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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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조선, 발주 수요 모멘텀 강화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갈등 심화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사태 악화에 따른 영향이 업종별로 제각각인 만큼 투자자들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학·철강·자동차·반도체 업종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정유·조선업 등의 경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학업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조은수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학업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조은수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학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는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12.6%, 천연가스 16.6%를 담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 원유가격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가격 상승분이 화학업종의 원자재에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이 가동하고 있어 천연가스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이날까지 무역 제재 대상에 오르진 않았지만 분쟁으로 유가 급등이 연출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동반 상승으로 국내 화학 업체들의 원가 부담 요인이 발생했다"며 "원재료 도입처 변경에 따른 추가적인 처리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설명했다.

철강·비철금속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립 당시 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가 있으며, 최근 원자재 인플레이션에 더해 양측의 전쟁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 니켈 생산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를 대상으로 경제 제재가 단행될 경우 비철금속의 공급 차질이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동차 업종도 부정적인 영향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기업인 현대·기아차를 러시아를 주요 수출처로 두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대러시아 수출 1위 업종이다. 루블화 하락에 따른 환손실, 수출과 현지 공장 가동의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역 규모가 상당한 만큼 당분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자동차는 25억달러, 부품은 14억5천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기록했다. 러시아 수출 가운데 자동차·부품 비중이 44%이며, 국내 완성차 수출의 러시아 비중은 4.5% 수준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내 점유율 1위(양사 합산 기준)로 지난해 각각 17만2천대, 20만6천대를 판매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10.3%, 12.3%를 기록하고 있다"며 "현지 공장 가동 차질(현대차·현대위아 엔진 등)과 국내 수출 물량(현대차 3만8천대·기아 5만2천대) 교역이 제한되면 부정적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루블화 하락에 따른 환손실(러시아 매출 비중 5% 내외)과 유가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 원가 부담 등 거시경제 변동의 간접적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종도 원재료 수급 차질과 이에 따른 반도체 특수가스·케미칼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특수가스 원료인 네온, 아르곤, 제논 가스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의존도는 약 50% 수준으로 원재료 수급이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생산 차질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가정을 할 경우 비메모리,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정보기술(IT) 전방산업의 생산 계획이 낮아질 것"이라며 "반도체 외 IT 부품 수요 둔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지적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 정유업체와 조선업 등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유업체는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를 예상한다. 조선업도 미국의 대유럽 셰일가스 수출 확대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 수요 모멘텀이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 생산량의 10~15%를 점유하고 있는 원유·천연가스의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정유 업체들의 판가 개선과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 지역의 원재료 도입 제한으로 인한 국내 정유 업체들의 반사수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패권 다툼이 에너지 교역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선업은)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한 해저 가스관 사업 노드스트림-2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공급처 다변화 관점에서 LNG선의 견조한 발주 수요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 같은 해석은 조업종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회복시키는 트리거 역할을 했으며, 연초부터 견조한 수주 모멘텀과 괴리를 보였던 업종 내 주요 종목들의 주가를 회복시켰다"며 "조선업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더 나아가 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으로 리레이팅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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