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글로벌 해운경기 장기 불황으로 '적자늪'에서 허우적거리던 HMM이 지난해 국내 기업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며 부활했다. HMM은 해운운임 지속적인 상승과 함께 올해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7조3천77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상장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이다.
HMM은 2010년 6천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글로벌 해운경기 장기 불황으로 인해 9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HMM의 9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약 3조8천401억원이다.
하지만 2020년 2만4천TEU급 초대형 선박 12척 투입에 이어, 코로나19가 본격화 되는 등 하반기 물동량 급증으로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2020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9천808억원을 기록, 9년간의 적자 늪에서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52% 증가한 7조3천77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또다시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지난 9년간의 영업손실을 한번에 만회하고도 남는 성과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0년 4천371억원 이후 적자를 지속해 왔다. 2014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사업 매각 등으로 218억의 당기순이익이 발생됐지만 글로벌 해운 경기 침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5조9천467억원에 이르렀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 본격적인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1천2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 5조3천262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9년간의 당기순손실을 대부분 상쇄하는 성과를 달성한 셈이다.
HMM은 부활의 밑바탕이 된 초대형 선박 건조금액도 대부분 벌어들였다. 2만4천TEU급 12척과 1만6천TEU급 8척 등 총 20척의 건조 금액은 약 3조1천500억원이며, 초대형 선박 20척이 지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약 3조7천440억원이다. 결국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금액인 3조1천500억원을 1년만에 벌어들이고도 추가로 약 5천940억원을 남긴 셈이다.
HMM은 올해도 최소 8조원대에서 최대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운 운임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HMM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계약 특성으로 인해 2022년 운송 할 계약물량의 운임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효과로 SCFI 하락 여부와 관계없이 실적은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HMM은 2018년부터 스크러버를 조기에 설치해 사전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실험과 모의 운항 등을 통해 2020년부터 시작된 IMO2020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현재 전세계 운영 선박 중 약 30%의 스크러버 설치율을 보이고 있으며, HMM은 현재 운영 선대의 약 83%(선복량 기준)까지 설치를 완료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크러버 설치율을 기록하고 있다.
HMM은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이가 약 200달러 수준으로 벌어져 타선사 대비 상대적으로 비용절감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강화된 환경규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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