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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겨냥' 공공 택시앱 내세운 이재명·윤석열…실효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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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택시앱 수차례 시도됐지만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 많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양당 대선후보들이 나란히 '공공 택시앱'을 화두에 올렸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 호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중간에서 수수료로 큰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직접 관련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 주도로 공공 택시앱을 만들 시 플랫폼사에 돌아가는 수수료를 절감하고 자칫 우려되는 특정 플랫폼의 독과점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공공 택시호출앱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곳이 아직 없는 형편이다. 자칫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우후죽순으로 출시됐지만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공공 배달앱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당 대선후보가 공공 택시앱을 일제히 거론했다. 사진은 줄지어 서 있는 개인택시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양당 대선후보가 공공 택시앱을 일제히 거론했다. 사진은 줄지어 서 있는 개인택시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카카오 저격하며 '공공 택시앱' 내세운 이재명·윤석열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열린 '개인택시운송 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식'에서 공공 택시호출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플랫폼 회사들이 플랫폼을 하면서 그 중 잘 되는 것을 골라 자신들이 직접 하는데, 이는 불공정 경쟁"이라며 "택시도 그러고 있다. 직할 관리 기업들을 (호출)한다는 의심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경기도에서도 공공택시앱을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규모가 클수록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전국 단위의 호출 앱을 공공이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집권할 시 전국에서 서비스되는 공공 택시앱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지난 8일 서울 송파 교통회관에서 열린 택시업계와의 정책간담회에서 공공 택시앱과 관련해 언급했다. 윤 후보는 "택시 플랫폼 사업이 독점화돼 이익의 엄청난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것은 대단히 불합리하고 국민 상식에도 맞지 않다"라며 "정부가 어느 정도 재정을 투입해 플랫폼을 만들면 잘 운용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양당 후보 모두 카카오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재명 후보는 "카카오의 플랫폼 갑질은 제가 없애고 싶은 것"이라며 택시 호출앱을 그 대표격으로 지적했고 윤석열 후보 역시 "카카오 플랫폼의 독과점화로 인한 수수료 문제를 지난 부산 개인택시조합 방문 때 많이 들었다"고 짚었다. 서로 다른 날 양당 후보들을 만난 택시단체들은 일제히 택시업계가 느끼는 카카오의 횡포에 대해 토로했다.

양당 후보들이 카카오를 거론하며 공공 택시호출앱 추진에 대한 입장을 나타낸 것은 대선 영향력이 작지 않은 택시업계의 표를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두 유력 후보의 입에서 나란히 공공 택시호출앱이 거론된 만큼 차기 정부 들어서는 관련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수수료 무료는 좋은데…곳곳 론칭된 공공 택시앱, 성과는 '물음표'

공공 택시호출앱의 가장 큰 특징은 호출·중개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의 수수료가 20%(이 중 16.7%를 브랜드 홍보 등의 명목으로 기사들에게 지급)에 달하고 우티와 타다 등도 3~4%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택시기사들의 부담이 적다.

현재 부산 '동백택시', 수원 '수원e택시', 진주 '진주택시', 인천 'e음택시' 등 일부 지역에서 공공 택시호출앱이 운영 중이다. 서울시의 경우 티머니가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등과 제휴를 맺고 '온다'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양 조합은 온다에서 오는 호출을 우선 수락하는 방식으로 티머니와 협력한다. 양당 후보들은 이 같은 공공 택시앱의 확대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플랫폼에게 돌아가는 비용을 택시업계가 좀 더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공공 택시호출앱이 출시된다고 해도 성공은 쉽지 않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2017년 '지브로', 2019년 'S택시' 등 두 차례 택시호출앱을 내놓았지만 각각 9개월, 1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지브로와 S택시 모두 기존 고질적인 문제였던 '골라 태우기'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대대적으로 출시됐지만 승객들은 물론 택시기사들의 이용도 저조했고 결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공공 택시앱 역시 카카오T 등 민간 택시앱에 밀리는 추세다. 전체적으로 홍보가 부족해 많이 알려지지 않는 데다가 결제 등 각종 시스템 UI(이용자 인터페이스) 등에서 불편함이 따른다는 평가가 많다. 이로 인해 이용객 수가 많지 않다 보니 택시기사들로서도 콜이 많이 들어오는 카카오T 등 민간 택시호출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공 택시앱 열풍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공공 배달앱 열풍과 유사하다고 본다. 2020년 3월 군산시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저마다 공공 배달앱을 꺼내들며 중개수수료 감면을 바탕으로 한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공공 배달앱 중 대다수는 일부를 제외하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배달앱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공급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도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고도화된 운영이 필요하다"라며 "단순히 수수료를 없애는 방식만으로 이용자들에게 통할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택시 쪽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으로 제안한 공약이 아닐까 싶다"라고 꼬집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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