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GS리테일이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을 인수하며 연초부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GS홈쇼핑과의 합병 이후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며 높아진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GS리테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8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타유동금융자산 2천535억원까지 더하면 현금성자산은 3천473억원 수준이다. 2020년 현금 및 현금성자산(368억원)과 기타유동금융자산(2천60억원)을 합한 현금성 자산이 2천428억원에서 9개월 만에 1천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GS리테일이 지난해 7월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GS홈쇼핑을 합병하며 재무적 여력이 한층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통합 전 지난해 1분기 GS홈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천170억원으로 GS리테일의 371억원보다 6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었다.
GS홈쇼핑 흡수 이후 GS리테일의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되며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월 GS리테일(신용등급 AA)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올렸다. 실제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2020년말 176.6%에서 지난해 3분기 113.5%로 크게 낮아졌다.
높아진 재무안정성과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GS리테일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작년에만 요기요(3천억원) 카카오모빌리티(650억원) 매쉬코리아(508억원) 펫프랜즈(325억원) 등 13개 기업에 약 5천500억원을 투자했다. 퀵커머스, 푸드테크, 반려동물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에 전방위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GS리테일의 공격적인 투자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기존 핵심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이는 것을 주요 경영 방침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GS리테일은 2025년까지 디지털커머스를 중점 육성해 사업 규모를 5조8천억원까지 성장시키기 위해 디지털커머스 물류센터와 IT 인프라 구축, 인재 영입 등에 2천7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첫 스타트는 푸드 스타트업 '쿠캣(COOCAT)'이 끊었다. GS리테일은 지난 13일 구주 매입과 신주 인수를 통해 550억원을 들여 쿠캣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쿠캣은 푸드 커뮤니티 '오늘 뭐 먹지'와 간편식 전문 푸드몰 '쿠캣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GS리테일은 4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서고 경영권도 얻게 됐다.
지난해 인수한 요기요와의 사업 협력도 올해 본격화한다. GS리테일은 올 하반기 요기요와 함께 퀵커머스 신사업도 론칭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요기요가 퀵커머스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GS리테일 출신 임원을 선임한 것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은 올 하반기 요마트를 출범하고, 디지털 및 퀵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압도적인 점포 수에 기반한 편의점·슈퍼의 매출 성장은 경쟁사와의 격차 축소뿐만 아니라 판매 채널 다각화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GS리테일은 홈쇼핑 사업에서 창출되는 연간 1천억원 규모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디지털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며 "합병 이후 첫 M&A였던 요기요를 활용해 퀵커머스 시장에서 거둘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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