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권 부회장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권 부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 이슈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 등에 대한 향후 전망과 대응 관련 상세한 답을 내놨다.
권 부회장은 사업 비전과 전략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CATL과의 점유율 격차를 따라잡고,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강력한 경쟁사로 꼽히는 CATL과의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권 부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에 "성공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부회장은 "10년 전에도 많은 업체들이 내재화를 계획하고 실제화했지만, 과거에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내재화를 하는 이유가 공급의 안정성이 가장 큰 목적인데, 이들에게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면 공급 안정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카드를 꺼내고 있고 그게 잘 먹히고 있다"며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차, 스텔란티스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와도 합작을 예정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 폭스바겐 등이 배터리 내재화에 니즈가 강하다고 언급하며, 다만 몇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내재화 성공 가능성이 높을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본인 업체에 한해 공급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 역시 일부 물량만 공급할 수 있다"며 "지식재산권(IP) 문제도 있다. 이로 인한 대가를 지급해야 하고 규모의 경제 때문에 원가 경쟁력에서 쉽지 않아 성공 가능성이 제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배터리 업계의 중요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권 부회장은 포스코 등과 함께 공급망 이슈를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알렸다.
권 부회장은 "공급망 이슈 때문에 점검에 나서 보니 4대 원재료에 대해서 이미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지금으로써는 공급받는데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가격 인상이 문제다. 4대 메탈은 판가가 연동해 있어서 가격이 올라도 수익성에 압박을 받지 않지만, 다른 음극재와 전해액 등은 원가상승 요인이 있어 이런 상승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보다 적극적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공급계약으로는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JV 설립 등을 통한 원재료 확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원재료 확보에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게 포스코여서 함께 광물 확보를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미국·유럽과 함께 전기차 3대 시장 중 한 곳인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을 어떻게 늘려나갈지를 묻자 권 부회장은 "금년부터 중국 업체와 비즈니스를 시작할 계획이다"며 "중국은 제 1시장으로 과거 좋은 관계를 가진 바 있기 때문에 배터리 판매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4천250만주, 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25만7천원~30만원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은 최대 12조7500억원(공모가 30만원 기준)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한국·북미·유럽·중국 등 국내외 생산기지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 및 신규사업으로 미래선도 ▲품질, 안전성 강화 및 차별화된 수익성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4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른 최종 공모가액을 확정하고, 이후 이달 18~19일 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뒤 이달 말 중 유가증권시장(KOSPI)에 최종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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