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연 매출 1조원 대를 기록한 백화점이 1년 사이에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명품 소비로 폭발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이 올해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곳에서 두배 늘어난 수치다.
기존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턴시티점, 롯데 본점, 롯데 잠실점, 현대 판교점에 더해 올해는 신세계 대구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명품관,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센터점 등 5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본점 매출도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올해 1조원 클럽이 증가한 것은 명품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명품 소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는데 이 중 백화점 매출의 33%는 명품이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15조8천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매장은 현대 무역센터점을 제외하고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모두 입점해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의 매출이 1조 클럽 달성에 기여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각 업체별로 보면 지난 2016년 12월 개장한 신세계 대구점은 4년 11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최단기간에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점은 첫 루이비통 매장을 선보인 후 지난해 12월 에르메스, 올해 3월 샤넬을 잇따라 유치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멘즈 럭셔리관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남성전문매장을 오픈하는 등 리뉴얼을 통해 기존 VIP는 물론 MZ세대 고객을 끌어모았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VIP 고객과 2030세대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1%, 32%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또한 올 3분기 명품 매출이 18.3% 증가했다. 갤러리아명품관도 루이비통 남성 등 '남성 명품군' 매출이 35% 올랐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가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를 즐기면서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런 영향으로 리뉴얼한 점포들의 명품 매출이 상당히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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