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지금같은 추세로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늘어난다면 이미 늘어난 이산화탄소를 미래에 다시 줄이더라도 일부 지역의 기후변화는 막을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산화탄소가 줄어들면서 열대수렴대의 위치가 남쪽으로 이동해 지속적인 엘니뇨를 유발하고, 지역별로는 변화된 기후가 돌아오지 않는 비가역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주변보다 1~3℃ 정도 높아져 세계 곳곳에서 가뭄·폭풍·홍수·가뭄 등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포스텍 환경공학과 국종성 교수, 박사과정 오지훈 씨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늘렸다가 감소시키는 지구시스템모형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최근 발표했다.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따른 열대수렴대의 위치를 확인한 이 연구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날 때는 거의 변하지 않았던 열대수렴대의 위치는 농도가 줄어들 때 급격히 남하했다. 또한 농도를 원래 수준으로 되돌려도 그 중심은 여전히 남반구에 있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감소 시 빠르게 식는 북반구와 달리 따뜻한 상태로 남아있는 남반구 쪽으로 열대수렴대가 이동함을 새롭게 확인했다.
전 지구 강수량의 32%를 차지하는 열대수렴대의 이동은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의 강수량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 지구 대기대순환의 시작점인 해들리 순환을 변화시켜,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를 초래할 수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면 지구의 평균 온도와 강수량은 서서히 예전과 같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는 기후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열대수렴대 남하로 인한 강수량 변화는 슈퍼 엘니뇨가 매우 강하게 일어나는 시기의 비나 눈이 내리는 패턴과 상당히 유사하다. 즉, 일부 지역은 슈퍼 엘니뇨가 지속되는 이상기후 상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늘어난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여 원래의 값으로 돌아와도 사하라 사막을 포함한 사헬 지대, 지중해 주변 남부 유럽은 연평균 강수량이 현재보다 약 20% 줄어들어 사막화가 더욱 진행됐다. 반면,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강수량이 약 15% 늘었다. 특히 강수량 증가가 두드러지는 북·남아메리카 서부 지역은 더 빈번하게 홍수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도 여름철 강수량이 늘어 장마철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었다.
국종성 교수는 "제시된 그래프는 이산화탄소 농도변화 시나리오 중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우리가 제 때 탄소중립 또는 탄소감축을 달성하지 못하면 비가역적인 기후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상당히 오랜 기간 지구에 영향을 미치므로 온실가스에 의한 즉각적인 기후변화 외에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문명 : 이산화탄소 강제력에 의한 열대수렴대의 비가역적 변화(Hysteresis of the 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 to CO2 forcing)
◇DOI : doi.org/10.1038/s41558-021-01211-6
◇저자 : 국종성(교신저자, 공동1저자), 오지훈(공동1저자)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