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인 '신림선 도시철도' 개통이 가시화하면서 보라매 일원 부동산 시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림선 도시철도 노선 중 보라매공원역과 보라매병원역, 당곡역이 통과하는 이 일대는 그간 지하철 노선이 없어 역세권 갈증이 유독 심한 곳이었다.
신림선 도시철도 사업은 서울 내 교통 사각지대인 관악구 신림동 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계획됐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사업이 거론됐으나 여러 차례 지연되면서 지난 2013년이 돼서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후 약 9년 만에 시험운행에 돌입, 내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달 신림선 도시철도 시운전에 돌입한다. 시운전은 내년 5월 신림선 개통에 앞서 진행되는 철도종합 시험운행 중 하나다.
철도종합 시험운행은 열차를 투입해 선로 구조물과 차량 연계성을 확인하는 시설물 검증시험과 영업 시운전으로 구성된다. 시설물 검증시험은 지난달 시작돼 내달까지 전 구간에서 진행된다. 영업 시운전은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이뤄진다.
신림선은 9호선 샛강역에서 시작해 1호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을 경유, 서울대 앞까지 총연장 7.8㎞를 연결하는 경전철이다. 차량기지 1개소와 환승 정거장 4개소를 포함한 11개의 정거장으로 구성된다.
열차는 3량 1편성으로 12편성이 운행된다. 차량은 객실 간 연결통로를 열고, 운전실과 객실을 통합해 이용 승객에게 개방감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고 운영속도는 시속 60㎞로, 하루 최대 13만 명을 수송할 수 있다. 배차 간격은 출·퇴근 시 3.5분, 평상시에는 4∼10분으로 운영된다. 샛강역에서 관악산(서울대)역까지 남북으로 교통망이 구축되며, 16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신림선은 여의도 샛강역에서 서울대 앞까지 운행 소요 시간이 16분에 불과해 기존 지하철이나 버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림선 도시철도 개통일이 다가오면서 역세권 갈증이 해소되는 보라매공원역과 보라매병원역, 당곡역 일대 부동산 시장이 개통 호재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지역은 자차로 여의도, 강남, 구로, 용산 등으로 이동하기 비교적 수월했지만,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역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손꼽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일원 롯데백화점 신림점과 같은 건물에 자리 잡은 '보라매롯데캐슬(1997년 10월 입주)' 전용 170㎡는 지난 10월 16억원(15층), 9월 14억9천900만원(11층)에 실거래됐다. 1달 새 약 1억원이 올랐다.
매매건수가 많지 않은 전용 166㎡의 경우 지난해 12월 6억3천만원(28층), 지난 2018년 7억원(27층)~8억3천만원(13층)에 팔렸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17~18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매물의 매매가격과 비교해 1년 새 약 3배가 뛰었다. 단지에서 신림선 당곡역까지 도보로 3분내외로 이동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맞은편에 있으며, 신림선 보라배병원역 역세권이 되는 '보라매우성(1995년 11월 입주)' 전용 58㎡는 지난해 9월 5천4천500만원(13층), 8월 5천4천만원(14층)에 실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2억6천만원 오른 8억원대에 동일면적대 매물이 나와 있다.
보라매 롯데캐슬과 맞닿아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보라매나산스위트(1996년 4월 입주)'의 호가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단지의 전용 219㎡는 올해 4월 7억원(26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15억~18억원으로 1년도 채되지 않은 8개월 새 최고 11억원이 올랐다.
신림동 일원에 있는 C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에 금리 인상, 대출 옥죄기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이 일대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이 다 올랐다"며 "보라매 일원은 매물자체가 많지 않았지만, 신림선 개통을 앞두고 나오는 매물의 호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눈에 보이는 교통 호재가 반영된 만큼 고점 분위기가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져 구매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다만, 현금부자들만 매수 가능했던 초고가 아파트 시장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대와 입지에 따라 주택시장이 양극화되는 혼조세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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