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산 넘어 산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제출한 지 열흘 만에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공장에 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왔다.
네덜란드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조 바이든 전·현직 미 행정부의 압박에 2019년 6월 이후 ASML의 EUV 노광장비 대(對) 중국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EUV 장비는 국내 도입도 극초기이며 중국 우시 도입까지는 먼 얘기"라고 해명했지만 K-반도체를 둘러싼 업계 안팎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에 K-반도체 등이 터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 인수·합병(M&A)으로 치열하게 기술 경쟁을 펼쳐야 할 시기에 이쪽 저쪽 눈치를 보느라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의 압박이 거세 중국 사업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원가 절감, 중국 고객사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램를 각각 생산한다.
더구나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중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K-반도체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어느 한쪽이 끊어져선 안된다. 이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정·재계 네트워크가 원활히 가동돼야 할 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근 북미 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상황이다.
정부도 이번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때처럼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응해선 안된다. 기민한 사전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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