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고등학생 때 애플의 MP3 아이팟 나노 2세대와 아이팟 클래식 5세대를 사용한 적이 있다. 아이팟 나노의 경우 친오빠가 쓰던 제품을 받아 사용하게 됐는데, 눈에 띄게 좋은 사용성을 경험하게 돼 추후 고민 없이 아이팟 클래식을 사게 됐다.
당시 적용됐던 '클릭 휠'은 다른 제품들과 큰 차별점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메뉴와 노래를 선택할 때 일일이 버튼을 위아래로 조정할 것 없이 휠로 돌려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TV 4K를 사용하면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도 클릭 휠 방식을 적용한 리모컨 '시리 리모트'였다. 기존 TV 리모컨들은 버튼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경우 직관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넷플릭스나 왓챠, 웨이브 등을 실행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하려면 리모컨을 위아래, 좌우로 여러 차례 눌러야 한다. 하지만 시리 리모트의 경우 버튼이 많지 않아 깔끔하게 구성되면서도 휠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선택이 편리했다.
음성인식에서도 시리 리모트의 장점이 드러난다. 거의 말하는 동시에 인식이 되는 것은 물론 발음을 대충해도 잘 알아듣고 실행에 옮겨줬다.
측면에 있는 시리 버튼을 누른 뒤 "이선균 나오는 영화 찾아줘"라고 하니 기생충부터 미옥, PMC: 더벙커, 끝까지 간다 등의 영화를 소개해줬다.
정확도가 높은 만큼 궁금한 마음에 시리 버튼을 누르고 '경창철 쇠창살'이라고 빠르게 말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역시도 금방 인식해 신기했다.
애플의 자체 칩 A12 바이오닉을 탑재해 반응속도가 빨라 콘텐츠를 선택하기 더욱 수월했다. 4K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과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해 몰입감 있는 화질과 음질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양한 OTT 서비스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존에는 스마트 TV에서 앱을 내려받거나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해 미러링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봐야 하지만, 애플TV 4K에서는 웨이브, 왓챠 등의 다양한 OTT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어 편리했다.
앱스토어를 활용해 다양한 앱을 실행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던 앱들이 그대로 TV에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TV 화면에 맞춰 실행되기 때문에 이질감이 없었다.
다중 사용자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도 있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능으로 보인다.
HDMI 케이블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애플TV 4K는 HDMI 케이블을 TV에 연결해야 화면을 볼 수 있는데, 구성품에는 전원 케이블과 시리 리모트를 충전하는 충전 케이블이 포함됐지만, HDMI 케이블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참을 헤매다 결국 기존 IPTV에 있는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을 할 수 있다.
콘텐츠도 보다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애플TV+는 오리지널 콘텐츠만 제공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은 편이다. 편의성은 높지만 콘텐츠 경쟁력이 약해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는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TT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애플TV 4K는 편의성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려는 듯하다"며 "콘텐츠를 확장할 경우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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