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등 경제 악영향이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연간 1.8%포인트(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p 오를 전망이다.
국제 원유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4월 저점을 찍은 이후 지속 상승해 저점 대비 최대 5배까지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해 4월 배럴당 15.06달러에서 지난달 75.03달러로 약 5배 치솟았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3.6배(20.82달러→75.90달러), 브렌트유는 3.8배(20.66달러→78.77달러) 상승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와 그동안 경기 침체에 따른 기저 효과로 글로벌 경기가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 물가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추이를 과거의 경제위기 시기와 비교·분석한 결과도 발표했다. 올해 3분기 국제 원자재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60.8% 상승해 외환위기 막바지였던 2000년 1분기 상승률(57.8%)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10년 1분기 상승률(39.8%)보다도 높았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등락률 고점·저점 간 격차도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의 저점은 -34.5%를 기록한 작년 2분기로, 고점인 올해 3분기(60.8%)와의 차이가 95.3%p에 달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 4분기∼2010년 2분기) 때는 고점과 저점 간의 격차가 82.8%p, 외환위기(1997년 4분기∼2000년 1분기) 때는 82.1%p였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분의 절반은 제품 판매 가격에 전가하고 나머지 절반은 자체 흡수한다는 가정 하에 기업 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비금융업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5년간(2015∼2019년) 평균 5.2%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이후 1.8%p 하락해 3.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규모별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대기업이 2%p로, 중소기업(1.5%p)보다 컸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을 대기업이 더 많이 받는 것은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대기업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국내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들의 제품가격을 규제할 경우 기업채산성 악화로 인한 영업잉여의 감소 등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가격 규제 등 인위적 물가 억제책 대신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할당관세 등을 통해 국제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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