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이건희 1주기] "그리운 회장님"…이재용, 추도식서 메시지 내놓을까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5일 수원 선영서 유족·사장단만 추도식 참석…온라인 추모 움직임 無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된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지난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지 오는 25일로 1년이 된다. 코로나19 상황과 그룹 안팎의 여건을 고려해 추도식은 조촐하게 치러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승어부(아버지를 넘어선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를 외쳤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에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을 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은 오는 25일 경기 수원시 선영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이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일부 사장단만 참석하는 등 간소화 해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와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당일에는 회사 차원의 별도 행사를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별세 직후 마련됐던 온라인 추모관 역시 이번에는 꾸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도식에는 가족들만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온라인 추모관 운영과 관련해선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회장 별세 1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 미국연구소에 방문한 사실을 알리며 "이건희 회장 1주기가 곧 다가온다"며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오늘의 삼성이 만들어졌다면 이제 '퍼스트무버(First Mover), 창의적 선도자'로서 21세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삼성의 이정표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서현(오른쪽부터)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왼쪽)이 지난 2월 1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불교식 100일재에 참석하기 위해 함월당에 들어서고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돼 불참했다. [사진=뉴시스]
이서현(오른쪽부터)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왼쪽)이 지난 2월 1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불교식 100일재에 참석하기 위해 함월당에 들어서고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돼 불참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를 글로벌 IT 기업 최강자로 키워낸 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할 정도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았다.

지난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이자 막내 아들로 태어난 이 회장은 1978년 8월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또 지난 1987년 아버지의 별세로 삼성그룹을 맡게 된 후 1993년 신경영 선언과 디지털 경영, 디자인 경영 등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

이 회장 취임 당시 9조9천억원이었던 그룹의 매출은 2013년 390조원으로 25년 만에 40배나 성장했으며 수출 규모도 63억 달러에서 2012년 1천567억 달러로 25배 커졌다. 시가 총액은 1987년 1조원에서 2012년 300조원을 넘어섰다. 총자산은 500조원을 돌파했다. 고용 인원(글로벌 기준)도 10만여 명에서 42만5천여 명으로 늘었다. 계열사 수도 비상장사를 포함해 17개에서 83개로 증가했다.

또 삼성은 부품과 세트(완제품)에서 모두 글로벌 1위를 제패한 전무후무한 IT 전자 기업으로 우뚝 섰다. 1969년 흑백 TV를 생산한 이후 37년 만인 2006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2012년에는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을 따라 잡고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LSI 등 반도체 부문은 일찌감치 세계 1위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6년 5개월여간 투병 끝에 지난해 10월 25일 새벽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당시에도 삼성은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렀으며 영결식 역시 50여 명의 유족 및 삼성 주요 임원들만 참석하는 등 간소하게 진행했다. 임직원들은 당시 사내 온라인망에 마련한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이 회장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불교식으로 치러진 49재에는 참석했지만 올해 2월 100일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 1월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 수감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3일 가석방됐으나, 취업제한 논란 등으로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자제해오고 있는 데다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삼성 측에서도 대대적인 추모를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온라인 추모관을 꾸리지 않고 추모 행사도 진행하지 않는 것은 피고인으로 2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상황이 영향을 미친 듯 하다"며 "특히 추도식 다음날인 26일에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 1심 선고가, 28일에는 삼성물산 합병 의혹 1심 공판이 있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이 엄수된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가족 선영으로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이 엄수된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가족 선영으로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1주기 추도식 이후 '뉴 삼성'을 위한 움직임에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 부회장이 출소한 지 11일 만에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이 부회장이 조만간 현지에 방문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부회장이 1주기 추도식에 맞춰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호암 33주기 추도식에서 "'늘 기업은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회장님의 뜻과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 발전시키자"고 밝힌 바 있다.

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선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아버지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라는 말이 강렬하게 머릿 속에 맴돈다"며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신사업 발굴도 당연한 책무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이 부회장이 1주기 추도식에서 경영 관련 메시지를 따로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도 "만약 메시지를 전한다면 이건희 회장의 경영정신 계승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건희 1주기] "그리운 회장님"…이재용, 추도식서 메시지 내놓을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