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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롯데 때린 증권가 '지라시'…기업들은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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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파격 인사 등 무분별한 허위 정보 확산에 피해 커…"지라시 대응 어려워"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증권가 등을 통해 퍼지는 '지라시'가 일부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 사업부 매각, 희망 퇴직 등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된다는 허위 내용이 무분별하게 확산돼 내부 직원들의 동요와 기업 이미지 훼손 등의 적잖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서울 본사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서울 본사에 걸린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 언론사 등을 중심으로 지난 21일 삼성전자가 네트워크 사업을 매각하고, 반도체와 비반도체 사업을 분리한다는 내용의 루머가 퍼졌다. 또 인력 정체가 심화돼 스마트폰, 가전 등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육아·자기계발 휴직자, 5년 연속 파트장·그룹장 등이 우선순위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더불어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복귀를 앞두고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 부문의 인력은 줄이고 반도체 쪽은 늘리는 인력 효율화 작업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가석방되기 이전부터 주기적으로 돌고 있는 해당 지라시는 이번에도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지난 7월 말에도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분사한 후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을 흡수해 올해 9월 신규 법인인 '삼성파운드리(가칭)'를 설립할 것이란 내용의 지라시가 퍼졌지만 거짓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지라시가 확산될 때마다 황당해 하는 눈치다.

롯데도 지난 7월 말께 하나의 '지라시'로 몸살을 앓았다. '롯데그룹-유통 BU 찌라시'라는 제목이 붙은 이 문건은 삽시간에 퍼졌고, 일부 매체에선 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기사화 해 더 논란이 됐다.

10줄로 간단히 요약된 이 지라시에는 롯데 유통 계열사들에 대한 문책 성격의 파격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8월 1일자로 그룹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부터 강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대거 교체설, 조직 축소, 롯데온 분리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결국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에서 문책 성격의 8월 깜짝 인사가 이미 한 차례 있었다는 점과 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듯 하다"며 "한 동안 롯데 계열사 곳곳에서 이 지라시가 돌면서 내부 동요가 다소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이처럼 대부분 거짓임이 드러났지만 해당 지라시가 돌 때마다 각 기업들은 지라시 내용이 기정 사실화처럼 받아들여질까 속앓이를 많이 하는 눈치다. 또 지라시를 통해 허위 정보가 유포되는 것에 대해 뚜렷한 대처 방안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답답해 하는 눈치다.

다만 일각에선 각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라시 내용의 일부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의 경우 이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한 만큼 어느 정도의 사업, 지배구조 개편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들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겨 이를 조만간 마무리 지을 것이란 예상 역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삼성 내부에서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발표를 통해 "자녀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며 '4세 경영 승계 포기' 의사를 밝힌 이후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집단지배체제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제기돼왔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은 BCG 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세부 검토를 마친 뒤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만들지도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반도체(DS), 휴대폰(IM), 가전(CE) 삼각편대 체제였지만, 반도체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의 조직, 인력 재정비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연말 인사 시즌엔 다양한 사업 재편 시나리오의 밑그림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도 최근 들어 조직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조직 문화를 젋게 바꾸기 위해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3일부터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에는 대상자 2천여 명 중 500여 명이 신청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지라시 사태도 사실상 롯데그룹이 그만큼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방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추측을 넘어 올 연말 그룹 임원 인사와 관련한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얘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언급되고 있는 기업들은 인사 적체가 너무 심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왔다"며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 11월 말~12월 초께 진행될 각 그룹별 인사에서 각 수장들이 어떤 변화를 줄 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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