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업체들이 인간의 뇌를 닮은 차세대 반도체 '뉴로모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텔 등 업체들의 뉴로모픽 개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들이 뉴로모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뉴로모픽 칩은 뇌의 작동 원리를 반영한 반도체 칩이다. 뉴런(신경세포)과 시냅스(뉴런 간 연결부위) 등을 칩에 집적해 기억과 데이터 처리를 동시에 수행하는 게 특징이다.
뉴로모픽은 칩 하나로 연산, 학습, 추론이 가능해 복잡한 AI 알고리즘 구현에 적합하다. 데이터 처리 과정을 한 번에 통합할 수 있게 때문에 효율적이고 에너지 소비량도 줄일 수 있다 .
삼성전자는 최근 하버드대 연구진과 공동 연구한 '뉴로모픽 반도체' 관련 논문을 네이처에 게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하버드대 연구팀과 뉴로모픽을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게재된 논문은 신경망에서 뉴런들의 전기 신호를 나노전극으로 초고감도로 측정해 뉴런 간의 연결 지도를 복사하고, 복사된 지도를 메모리 반도체에 붙여넣어 뇌의 고유 기능을 재현하는 뉴로모픽 반도체의 기술 비전을 제안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람의 뇌에 있는 100조개의 뉴런 접점을 메모리 망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집적도를 극대화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3차원 플래시 적층 기술과 고성능 D램에 적용되는 TSV(실리콘관통전극)를 통한 3차원 패키징 등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활용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인텔도 이달 자사의 2세대 뉴로모픽 칩 '로이히2'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2017년 출시했던 로이히1을 발전시킨 것이다. 2세대 뉴로모픽 칩은 기존 제품보다 처리 속도는 10배 빠르고 에너지 효율은 15배 개선됐다.
로이히2는 1세대 로이히 칩을 활용한 3년 간의 연구 결과와 인텔의 공정 기술·비동기식 설계 방법을 통합해 제작됐다.
로이히2는 신경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알고리즘과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한 개의 칩당 최대 100만개의 뉴런으로 최대 10배 빠른 처리 속도, 최대 15배 향상된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다.
로이히2는 극자외선(EUV) 장비가 활용된 인텔4 공정(7나노미터 수준)으로 제작됐다. 인텔 4 공정은 아직 상용화 이전이지만 뉴로모픽 칩 개선을 위해 특별히 적용됐다.
인텔 관계자는 "2세대 칩은 뉴로모픽 프로세싱의 속도, 프로그래밍 역량 및 용량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전력 및 지연시간 등이 제한된 환경의 지능형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과 인텔 외에도 퀄컴이 뉴로모픽 반도체인 '제로스'를 개발 중이고 IBM도 '트루노스'를 공개했다. 트루노스는 100만개 이상의 인공 신경세포와 2억6천만개 이상의 시냅스를 모사한 반도체다.
다만 뉴로모픽의 연산 정확성이 떨어져 상용화까지는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고도화되면서 반도체 업체들로선 뉴로모픽이 절실해진 상황"이라며 "다만 그동안 공개됐던 뉴로모픽 칩들이 정확성 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성능, 가격 등 면에서 범용성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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