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9월)부터 빡빡한 일정과 마주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를 치르는 못한 상황도 있었다.
여기에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까지 더해져 정규시즌 잔여 경기까지 10개팀들 모두 강행군을 해야한다. 롯데가 처한 상황은 좀 더 빡빡하다. 매주 더블헤더를 소화해야한다.
이러다보니 투수진 운영에서 고민이 생긴다. 특히 불펜진에 과부화가 걸리기 마련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9월) 30일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선두 KT 위즈와 만났다. 댄 스트레일리가 선발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타선도 '천적' 배제성(KT)을 상대로 집중력을 보여 8-4로 이겼다.
그런데 이날 롯데 두 번째 투수로 앤더슨 프랑코가 나왔다. 프랑코는 올 시즌 스트레일리와 함께 선발진 원투 펀치를 임무를 맡고 있다.
프랑코는 이날 처음으로 중간계투로 나왔다. 출발은 좋았다. 그는 선두타자 황재균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프랑코는 공 4개를 모두 직구로 던졌다. 4구째 직구는 올 시즌 KBO리그 전체 최고 구속인 160㎞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허도환, 신본기에 연속 안타를 맞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속타자로 대타 조용호를 상대했고 프랑코는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타구가 구장 조명 안에 들어가는 바람에 롯데 좌익수 신용수가 포구에 실패했다. 공은 뒤로 빠졌고 공식 기록은 2루타가 됐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프랑코는 김민혁을 다시 한 번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이어 타석에 나온 배정대에 적시타를 맞았고 강백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행히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롯데는 8회초 프랑코를 대신해 구승민을 세 번째 투수로 내보냈다. 프랑코는 중간계투 첫 등판에서 1이닝 동안 33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이라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서튼 감독은 경기 후 "최근 불펜 보강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프랑코의 불펜 기용은 그 일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 프랑코의 불펜 전환 첫 날"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코는 남은 시즌 동안 선발에서 중간계투로 보직 변경이 결정된 셈이다. 프랑코는 앞서 선발로 25경기에 등판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5.46이라는 성적을 냈다. 두자릿수 승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긴 하지만 선발 등판시 만족스럽거나 기대에 걸맞는 투구를 보여준 적이 많지 않다.
여기에 상대 타순이 한 차례 돌고난 뒤부터 피안타율이 높아진다. 투구수와 실점률도 덩달아 올라간다. 여기에 앞선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또한 연승이 필요한 상황마다 공교롭게도 프랑코의 선발 등판 일정이 겹치면서 흐름이 끊긴 점도 보직 변경 이유 중 하나가 됐다. 롯데는 2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여전히 8위에 머무르고 있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는 5.5경기라 이를 따라잡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마지막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독려하고 있다.
긴 연패를 피하고 연승으로 치고 나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프랑코의 임무를 바꾼 셈이다. 이로써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박세웅이 선발진 원투 펀치가 됐고 이승헌, 이인복, 서준원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게 됐다.
박세웅, 이승헌, 이인복, 서준원 등 토종 투수들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서튼 감독의 결단과 선택이 남은 24경기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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