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소속팀 오후 연습을 마친 뒤 라커룸으로 가 휴대폰을 바로 봤다. 기다리던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여자프로배구 신생팀이자 7구단 페퍼저축은행(광주 AI 페퍼스)에서 뛰고 있는 하혜진은 스포츠 뉴스를 살폈다. 자신이나 팀 또는 배구 소식을 보려고 한 건 아니다.
지닌 13일 오후 KBO리그 2022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고 하혜진의 남동생 하혜성(투수, 덕수고)도 참가했다. 하혜진은 동생의 이름을 뉴스를 통해 확인했다.
하혜성은 5라운드 44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받았다. 하혜진은 이날 오후 '아이뉴스24'와 가진 통화를 통해 "정말 축하할 일"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하)혜성이가 마냥 귀엽과 예쁜 동생이었는데 목표로 삼은 프로야구 선수로 첫 발걸음을 내딛어 뿌듯하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하혜진과 하혜성은 7살 차이가 난다. 하혜진은 "동생은 아주 어릴 때부터 공을 갖고 노는 걸 좋아했다"며 "초등학교때부터 야구에 흥미를 보였다. 아버지는 동생이 배구를 안하고 야구를 선택한 점에 대해 서운해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하혜진은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딸이다. 현역선수 시절 한양대와 현대자동차써비스(현 현대캐피탈)을 거치며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언니 하정민(개명 전 하혜민)와 하혜진은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하정민과 하혜진은 경해여중과 진주 선명여고에서 선, 후배이자 자매 선수로 함께 배구를 했다.
언니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선택했고 동생(하혜진)은 프로배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하혜진은 지난 2014-15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됐고 지난 시즌까지 뛰었다.
오프시즌 동안 페퍼저축은행으로 유니폼을 바꿔입고 오는 10월 15일 개막하는 도드람 V리그 2021-22시즌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남동생의 드래프트 당일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전화를 걸 시간도 없었다.
하혜성이 경쟁을 뚫고 1군 무대에 안착한다면 한승혁(투수, KIA 타이거즈) 안우진(투수, 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배구인을 아버지나 어머니로 둔 3번째 KBO리거가 된다.
한승혁은 한장석 전 대한항공 감독의 아들로 2011년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KIA에 지명을 받았다. 안우진은 어머니가 실업 시절 한일합섬에서 선수로 뛴 김지은 씨다. 안우진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김풍철 롯데 스카우트 팀장도 하혜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 팀장은 "팀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재능 있는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3라운드 이내에 우리가 생각한 선수들을 모두 지명해 만족하고 있다"며 "이후 라운드에서도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하혜성 등 좋은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3년 이상의 미래를 바라보고 잘 육성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조세진(외야수, 서울고) 진승현(투수, 경북고) 윤동희(내야수, 아탑고)를 1~3라운드에서 선발했다. 4라운드 34순위는 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가 지명권을 행사해 조효원(내야수, 원광대)를 뽑았다. 하혜성은 롯데 입장에선 4라운드 선발 선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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