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더블헤더 준비에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을 꺼냈다.
홍 감독이 언급한 주인공은 전날(11일) 선발 등판한 최원태다. 최원태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00구를 던졌고 6피안타(1피홈런) 1실점했다. 키움은 롯데와 29안타, 23사사구를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13-7로 이겨 3연승으로 내달렸다.
최원태는 승리투수가 됐고 시즌 8승째(7패)를 올렸다. 무엇보다 소속팀 연승을 지켰고 사직구장에서 그동안 악연을 끊었다.
최원태는 지난 2016년 KBO리그 데뷔 후 유독 사직구장에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11일 경기 전까지 6차례 사직구장에서 선발 등판해 단 한 번도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는 사직구장 첫 선발 등판이던 2017년 4월 4일 롯데전에서 6이닝을 던지긴 했으나 8피안타(2피홈런) 5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7번째 선발 등판에서 마침내 사직구장 첫 선발 승을 올렸다.
최원태는 "사직구장에서 첫 승이라는 걸 어제 경기가 끝난 뒤 알았다"며 "야수들이 많이 도와줘 승리투수가 된 것 같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꾸역꾸역 던지다보니 수비 시간이 길어져 팀 동료들을 힘들게 했다. 그래서 경기 초중반 양팀 모두 점수가 잘 나지 않는 흐름으로 간 것 같다. 야수들에게 많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태는 사직구장 무승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그는 "생각을 덜하려고 했고 되도록 단순하게 여기기로 했다"며 "송신영 코치가 알려준 슬라이더를 좀 신경써저 던졌는데 괜찮았다. 홈런을 허용한 부분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자신의 전날 투구도 되돌아봤다.
사직구장 첫 선발 등판은 그에게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다. 최원태는 "당시 경기를 통해 투심을 처음으로 던졌다"며 "되돌아보니 그 경기가 선수 생활에서 전환점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최)원태가 후반기 들어 등판마다 기복이 있긴 하지만 고비를 잘 넘기며 6이닝을 책임지고 임무를 다했다"며 "사실 더블헤더를 앞두고 가장 고민이 되는 건 투수진 운영인데 원태 덕분에 그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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