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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공정위 산 넘은 KT-현대HCN…결합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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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채널 수 유지·단체계약·가입전환 거부금지 등 이행조건 부과해 승인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빠르면 이달 KT가 현대HCN을 품에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KT와 현대HCN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심사 준비가 완료돼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란 입장이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이 KT스카이라이프-현대HCN 기업결합 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브리핑 화면 캡쳐]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이 KT스카이라이프-현대HCN 기업결합 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브리핑 화면 캡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지난 18일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 건 등을 심의한 결과, 2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24일 발표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 HCN 및 현대미디어의 주식 각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지난해 10월 13일 체결하고, 11월 6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KT스튜디오지니는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계약상 매수인의 지위를 이전받고, 올해 7월 12일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유료방송시장의 시장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당 결합을 승인하되, 디지털 및 8VSB 유료방송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 유료방송과 8VSB 방송 등에서 경쟁 제한성 판단…7개 시정조치

공정위는 이번 결합으로 디지털 유료방송과 8VSB 방송 등 2개 시장에서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해 오는 2024년 12월 31일까지 이행할 7개 시정조치를 KT에 부과했다.

해당 시정 조치 내용은 ①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 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② 단체가입 수신계약 체결거부·해지 금지 ③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 선호 채널 임의감축 금지 ④ 신규가입·전환가입 시 불이익조건 부과행위 금지 ⑤ 수신계약 연장·전환 거부 금지 ⑥ 고가형 상품 전환 강요 금지 ⑦ 채널구성내역과 수신료 홈페이지 게재·사전고지 의무 등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기업결합 완료 후 1년 후부터는 해당 시정명령을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고병희 국장은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는 결합으로 인한 합산 시장점유율, 경쟁 압력의 약화, 경쟁자들과의 생산능력의 격차, 가격인상압력 분석(UPP) 분석 결과 등을 종합 고려 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며 "8개 구역별로 결합으로 인한 합산 점유율이 59.8~73% 정도로 1위이며, 2위 사업자의 격차도 35.4%p~59.3%p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치열하게 경쟁해오던 KT 계열과 결합함으로써 해당 구역에서 케이블TV 요금 인상을 억제하던 경쟁압력이 크게 약화된다"며 "이번 결합으로 결합상품 구성 등 서비스 제공능력 격차가 커져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 등이 견제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8VSB 방송의 경우도 8개 방송구역별로 잠재적 경쟁의 약화, 진입장벽의 증대 및 UPP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할 때 경쟁 제한 효과가 크다고 판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 등 나머지 8개 시장에서는 안전지대에 해당하거나 결합으로 인한 시장점유율 증가분에 미미한 점을 종합 고려할 때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합 전·후 현대HCN 및 현대미디어 지배구조 변동 현황 [사진=공정위]
결합 전·후 현대HCN 및 현대미디어 지배구조 변동 현황 [사진=공정위]

해당 시정조치 내용은 지난 2019년 공정위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기업결합 심사 당시 내린 시정조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당시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및 8VSB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양 사 공통 시정조치사항으로 ①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 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② 8VSB 케이블TV 가입자 보호 (8VSB 및 디지털 케이블TV 간 채널 격차 완화, 8VSB 케이블TV 포함 결합상품 출시방안 수립/시행) ③ 케이블TV의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 선호 채널 임의감축 금지 ④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 계약 연장 거절 금지 및 고가형 방송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금지 ⑤ 모든 방송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디지털 전환 강요금지 등을 부과했다.

다만, LG유플러스와 CJ헬로 건의 경우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간 혼합결합에서만 경쟁 제한성이 있으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건의 경우 이에 더해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돼 시정조치에서 일부 차이가 있었다.

고병희 국장은 "이번 조치는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방송 통신사업자 간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함으로써 방송 통신 융합을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또한 이번 심사는 방송 통신 규제기관과 MOU 체결 이후에 첫 기업결합 사례로서 심사과정에서 관계기관 협의체 구성, 관련 정보 공유 등 상호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급변하는 기술혁신시장의 기업결합에 대해 기업들이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한 심사를 진행하되 경쟁 제한에 따른 폐해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측은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며, 앞으로 과기정통부 허가 등의 후속 절차가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정부 승인심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심사 준비 완료…최대한 빨리 처리

공정위 심사가 완료됨에 따라, 이제 KT가 현대HCN을 품에 안기까지는 과기정통부 문턱만 남았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 주주 변경 인가와 공익성 심사, '방송법'에 따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등을 심사 중이다.

그간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활로 마련을 위해 업종 간 인수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및 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시청자 권익 보호, 방송·미디어 산업 발전 등에 대한 노력을 조건으로 붙여 허가해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심사 일정이 잡히면 결과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하기도 했던 과기정통부는 현재 모든 심사 준비가 완료됐으며,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심사위원회 구성과 준비는 완료됐고, 공정위 결과만 나오면 바로 심사할 수 있는 상태"라며 "이달에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예단할 순 없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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