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최초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계획의 안전성과 과학적 타당성을 철저히 검증해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 시험계획이 식약처로부터 승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최종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GlaxoSmithKline(GSK)의 펜데믹 면역증강제(Adjuvant)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1/2상 stage1 분석 결과에서 긍정적인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고려대 구로병원 등에서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GBP510을 투여하는 임상1/2상 stage1을 진행한 결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전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돼 중화항체 형성률 100%를 보였다.
또 중화항체 유도 수준도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 패널보다 5배에서 최대 8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국립바이오의약품표준화연구소(NIBSC)가 확립한 국제 표준물질과 평가법을 통해 측정한 수치로 완치자의 혈청은 중화항체 형성률이 가장 낮은 수준부터 가장 높은 수준까지를 모두 포함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GBP510 투약과 관련성이 있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충분한 내약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령자까지 포함된 stage2 참여자 247명에 대해서도 6월 말 2차 투약을 마치고 안전성을 추적 관찰 중으로 현재까지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BP510은 전례 없는 글로벌 협력체의 지원 아래 임상3상에 진입하게 된다. GBP510을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 재정적, 기술적, 제도적 협력이 이뤄지면서 팬데믹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GBP510의 개발 비용은 국제민간기구인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가 지원한다. GBP510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함께 해온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는 최대 총 2억 1천370만 US달러(한화 약 2천4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왔고 이 중 약 1억 7천300만 US달러가 임상3상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3상과 인허가, 연간 수억 회분 생산 규모의 상업 공정 개발 및 관련 원자재 도입, 변이주에 대비한 추가 연구 등에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GBP510의 백신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GSK도 협력키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독 투여 시 보다 백신의 잠재적인 면역반응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된 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을 결합, GBP510의 임상3상을 진행하게 된다. 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은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을 광범위하게 자극함으로써 뚜렷하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GBP510의 글로벌 임상3상 진행에는 IVI(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국제백신연구소)가 함께 한다. IVI는 유럽, 동남아 등에서 GBP510의 다국가 임상3상을 수행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바탕으로 WHO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 준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가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을 함께 하고 있는 만큼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임상 진행과 허가의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고려대 구로병원 등 14개 임상기관이 GBP510 임상3상을 수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14개 임상기관은 비교임상 방식으로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게 되며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등 보건당국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임상3상이 보다 빠르게 수행되고 글로벌에서 그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제도적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으로 개발된 국산 백신인만큼 자체적으로 생산 및 공급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보다 빠른 대처가 가능해 백신주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범정부지원위원회, 복지부, 식약처, 질병청 등 국내 보건당국과 글로벌 기구들의 긴밀한 협조 아래 이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안전성과 효과성이 담보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해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전세계의 노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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