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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상속세 부담에 휘청이는 기업들…"세율 인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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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경쟁력 향상·경영안정성 제고 위해 세제 개선 필요"…기재부에 의견 제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인 데다 최근 디지털세 논의 같은 글로벌 조세환경이 변화돼 기업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녀에게 기업 상속 시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이 최대 60%로 OECD 최고 수준인데다 상속세 실 부담세액도 세계 최상위권인 것으로 드러나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경영안정성 제고를 위해 세율 인하 및 가업상속 공제 요건이 완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획재정부가 입법예고한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발표된 기재부의 세법 개정안은 내수 활성화와 기업환경 개선 등 경기 회복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법인세나 상속세 같이 경쟁국에 비해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세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대책들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제 환경에 직면한 우리 기업들의 경영 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자녀에게 기업 상속 시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 60%로 높고 실제 세부담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경총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25%, 중앙정부 기준)은 OECD 38개국 중 8번째로 높고, 법인세수가 GDP나 조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OECD 최상위권 수준이다. 또 최근 디지털세 같은 글로벌 조세 개편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세부담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세는 매출액(연결기준) 200억 유로(한화 약 27조원) 및 영업이익률 10% 초과 기업에 대해 ▲초과분의 20~30%에 해당하는 이익을 시장소재국에서 과세하도록 하는 방안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최소 15% 이상으로 하는 방안 등으로, 지난달 1일 OECD 130개국이 이를 두고 합의했다.

이에 경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의 투자를 비롯한 적극적 경영활동 촉진과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각종 공제요건 완화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투자 환경을 조속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를 유인하고 산업 전반에 투자 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OECD 평균 수준(21.8%, 2021년)인 22%로 인하해야 한다"며 "산업 전반의 기술력 향상과 투자 증진을 위해 대기업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을 현 2%에서 과거 수준(2013년, 6%)으로 상향하고, 시설투자에 대한 통합투자세액 공제율도 전반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이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의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현 60%)도 80% 수준까지 상향해야 한다"며 "기업들의 조세 부담 완화, 해외시장 개척 등 사업 확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외국납부세액 이월공제 기간 역시 현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상속세 역시 대폭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녀에게 기업 상속 시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이 최대 60%로 높고, 실제 세부담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은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55%)에도 2018년 사업승계세제 특례조치를 통해 비상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세부담이 실질적으로 영(0)이 되도록 상속세를 납부유예 또는 면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업상속공제 요건이 여전히 엄격해 제도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총 관계자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저하시켜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저해한다"며 "경제 성장과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경총은 가업에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전통을 후세대에게 계승하고,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26.5%,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과표구간별로도 전반적인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주식 할증(20%) 평가를 통해 기업 상속 시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고 있는 만큼,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일률적인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중소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에게 충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대기업까지 확대하는 한편, 공제상한(현 최대 500억원) 폐지, 승계 전·후 의무 경영기간 축소, 고용 유지요건 완화, 업종 변경 제한 요건 폐지 등의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상속세율을 고려할 때 조세부담을 보다 장기간에 걸쳐 분산할 수 있도록 일반상속재산의 경우 분할납부 기간을 최대 5년에서 10년으로, 가업상속재산의 경우 최대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세원포착이 투명해진 납세환경 변화와 응능부담의 원칙 등을 고려해 상속세 과세방식을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개인별로 취득한 경제적 이익의 크기에 비례해 각자의 과표구간과 세율을 결정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경총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과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제고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법인세·상속세 부담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은 긍정적이나, 법인세·상속세율 인하,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같이 핵심적인 사안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고 우리 국민과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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