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상반기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신세계를 단숨에 이커머스 빅3로 도약시키는데 성공했다. 다음 타깃은 오프라인이다. 서울 강변 동서울터미널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실행시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서울 강변 동서울터미널 부지에 스타필드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을 계획 중인 신세계동서울PEV와 한진중공업이 지난 6월말 서울시에 사전협상 사업계획안을 제출했다.
앞서 신세계동서울PEV는 2019년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4천25억원에 매입했다. 신세계동서울PEV는 신세계프라퍼티(85%), 한진중공업(10%), KDB산업은행(5%)이 참여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지난 2년 간 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일각에선 개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으나 신세계동서울PEV가 서울시에 계획안을 제출하며 발걸음을 떼게 됐다.
신세계동서울PEV는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완료하는대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할 방침이다. 신세계 측은 이 부지를 지상 44~45층 건물 3개동 규모의 동서울 스타필드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서울 첫 스타필드가 탄생한다. 현재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가 있으나 이는 기존 코엑스몰을 인수하며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업계는 동서울 스타필드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테마파크를 지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행보가 올해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신세계가 제공하는 공간, 서비스, 상품 등을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소비 생태계를 뜻한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유통업에서 고수(高手)는 고객에게 습관을 파는 것"이라며 "신세계의 편리함에 소비자가 길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생태계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통해 소비자를 '락인(Lock-in)'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초 프로야구 SK야구단을 인수해 SSG랜더스로 재탄생 시킨데 이어, 패션플랫폼 W컨셉와 이베이코리아, 화성 테마파크 부지를 사들였다. 최근에는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추가 인수하며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동서울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선 인수합병에 5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본사 등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효율화 및 투자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충분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다.
이에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매각은 없을 것"이라며 "서울시와의 사전협의 절차가 조기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재개발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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