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폭염도 시설과 지역에 따라 체감온도는 다르다.
<경기도 어느 작은 마을> 경기도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이 모(65세) 씨는 폭염 경보에도 밭에서 일했다. 이 지역 온도는 당시 33도를 보였는데 실제 밭의 지면 온도는 50도에 이르렀다. 이 씨는 뜨거운 온도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 씨가 사는 지역은 아직 냉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 에어컨이 설치된 곳은 동네 마을 회관이 유일했다.
<서울의 대형건물> 같은 시각, 수도권 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던 회사원 김 모(35세) 씨는 폭염이 계속되는 동안 시원한 사무실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뜨거운 열기는 사무실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잘 갖춰진 에어컨으로 폭염에도 끄떡없었다.
<바다에 잠기는 투발루>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 인구 약 2만명의 투발루는 고도가 2~4m에 불과하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국토가 바닷물에 잠기고 있다. 이 때문에 투발루 국민은 정든 고향 땅을 버리고 주변에 있는 피지와 뉴질랜드 등으로 이민을 서두르고 있다. 다른 나라가 이민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고 있어 이마저도 투발루 국민에게는 고통이다.
<바다에서 벗어나는 알래스카> 미국 알래스카도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지역이 잠기고 있다. 미국은 미래 시나리오를 통해 사전에 해당 주민들에게 이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민들은 사전에 대비하는 시스템에 따라 이주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폭우가 내리더라도 특정 국가, 특정 지역에 따라 그 파급 효과는 다르다. 기후위기 시대에 광범위한 지역을 넘어 가능한 좁은 지역별로 기후위기에 대비하는 ‘맞춤형 방어시스템’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최근 같은 동네인데도 날씨가 서로 다른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국지적 날씨가 잦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최근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후위기와 연계하는 시스템 마련에 나서 눈길을 끈다. 특정 지역의 인구구성은 물론 사회 안전 시스템 구축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조사에는 소방시설, 통근과 통학, 거처의 종류, 건축 연도 등이 포함된다.
NOAA 측은 “전수조사 통계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데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광범위한 지역이 아닌 좁은, 자신이 사는 동네의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NOAA가 전수조사 데이터를 통한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이유가 있다. NOAA 측은 “지역사회는 갈수록 기후위기에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며 “그런데도 국가 차원, 연방정부 차원의 데이터만 강조되고 있어 특정 지역에 걸맞은 기후위기 대응 시스템 마련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NOAA는 미국 인구조사국과 손잡고 전 세계가 사용할 수 있는 앱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후 데이터를 만들고 정책 결정자와 주민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릭 스핀라드(Rick Spinrad) NOAA 박사는 “전 세계적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NOAA의 데이터와 정보는 기후정책을 결정하는데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지역사회는 물론 여러 다른 정부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NOAA와 미국 인구조사국은 아이디어 모집에 나섰다. 토니 라보이(Tony LaVoi) NOAA 최고 데이터 책임자는 “지역사회는 맞춤형 기후 정보를 생산할 예산과 자원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지역 기후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관련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시스템 개발에는 지도는 물론 시각 자료, 텍스트로 구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련 개발 계획을 통해 참여하는 기업과 혁신가 팀은 연방 공개 데이터를 사용해 지역사회에 맞는 기후위기 방어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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