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인수합병(M&A) 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 작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파산 신청을 앞두고 있는 탓이다.
20일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에 따르면 HAAH는 수십만 달러의 보증금을 지불한 예비 딜러들과 비대면 회의를 진행하고 금명간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다.
HAAH오토모티브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업체로, 중국 체리자동차의 SUV를 반조립 상태에서 들여와 반타스와 티고 등의 브랜드로 판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듀크 헤일(Duke Hale) HAAH 회장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반타스와 티고는 지금 당장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동차도, 부품도 수익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AAH는 그동안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쌍용차의 이번 매각 공고에도 접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산 신청으로 M&A 참여 가능성이 없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매각 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쌍용차는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고 공고했지만 아직까지 한 군데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쌍용차 인수후보로는 HAAH를 비롯해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HAAH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금 동원력 등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한편 쌍용차는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부지 매각과 전직원 유급휴가 등의 대책을 발표한 상태다.
지난 9일 쌍용차는 평택시와 평택공장 이전 및 신 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979년 지어진 쌍용차 평택공장(85만㎡)은 최근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부지 가치가 9천억원가량으로 평가됐지만 실제 개발에 들어가면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쌍용차는 해당 토지 매각대금을 경쟁력 강화에 사용하고, 평택시가 제공하는 보다 저렴한 부지로 이전해 친환경차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장이전에 따른 생산중단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현 부지 매각과 함께 신 공장 건설 작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한 쌍용차는 지난 12일부터 임직원 무급휴업에 돌입하며 고정비 절감에 나섰다. 기술직은 50%씩 2개조, 사무직은 30%씩 3개조로 편성해 매월 1개 조씩 순환 무급휴업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주간 연속 2교대로 운영 중이던 평택공장 생산 라인은 1교대로 전환됐다.
쌍용차는 무급휴업과 함께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150여 명(자연 감소율 17%)의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인원에 대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인위적인 인력조정 없이도 실질적인 구조조정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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