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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重 노조, 하필 이 시국에 파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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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현대중 노조, 크레인 점거 농성

현대중공업이 크레인 점거 농성 중인 노동조합을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이 크레인 점거 농성 중인 노동조합을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강길홍,오유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계는 노조의 파업 움직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울산의 범현대가 대기업 노조들이 '파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내 기간 산업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전체 조합원 4만8천599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4만3천117명(투표율 88.7%)이 투표해 3만5천854명(재적 대비 73.8%, 투표자 대비 83.2%)이 찬성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향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조는 무조건 파업하겠다는 입장은 아니고 사측의 추가 제시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사측도 8월 초로 예정된 여름휴가 전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무분규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여름휴가 전 타결하려면 이달 마지막 주 이전에 잠정합의안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3년 연속 무분규 기록이 무산된다. 현대차 노조는 2019년 한일 무역 분쟁,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2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다.

올해 교섭에서 현대차 노조는 임금 9만9천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격려금 2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크레인 점거 농성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울산 본사 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 점거 농성 해제 및 크레인 주변 도로 300m에 설치한 농성 천막과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취지다. 사측은 노조가 이를 어길 경우 개인별로 위반행위당 5천만원씩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노조 지부장 등 1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울산 동부경찰서에 고발했다. 또한 크레인 점거와 물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부진해지자 전면파업에 6일 돌입했다. 이어 조경근 지부장 등 노조 간부 2명은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8일 현재 전면파업을 사흘째 진행 중이며, 9일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크레인 점거 농성 종료 시점은 미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임금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2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올해 1차(2월 5일), 2차(4월 2일)에 걸쳐 2차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모두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이후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포함한 새 제시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더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이 '인구 5천만명·고용률 70% 이상 국가(5070국가)'인 미국, 일본, 독일, 영국의 고용환경 특징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대립적·후진적 노사관계로 인해 기업들이 상당한 손실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년간(2009~2019년) 임금근로자 천명당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를 살펴보면, 한국이 연평균 38.7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국 18.0일 ▲미국 7.2일 ▲독일 6.7일 ▲일본 0.2일 순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립적 노사관계,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기업에 과도한 비용부담을 지우고 인력운용의 자율성을 제한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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