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 역동성과 자유·공정을 강조했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두 번째 민생 행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일 첫 행보로 대전을 찾아 카이스트(KAIST) 출신 원자력공학도와 면담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민관협력 스타트업 육성단지 '팁스타운'을 방문해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대표·김기동 코나투스(반반택시 운영사) 대표·장지호 닥터가이드(닥터나우 운영사) 대표·남성준 다자요 대표 등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 업계 입장을 청취했다.
윤 전 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의 큰 기업도 과거에는 다 스타트업이었다"며 "사다리를 바꿔 중기업, 대기업, 초대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중간에 다른 기업에 매각되기도 했다. 기업이 커가는 과정의 시작은 스타트업에서 이뤄졌는데 지금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스타트업이 커가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다"고 했다.
그는 "국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동성이다. 경제 역동성을 주기 위해서는 자유를 줘야 한다"며 "자유와 창의, 리버럴한 분위기에서 어떤 얘기도 시도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 분위기가 바탕이 돼야 경제 역동성이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작은 관점에서 바라볼 게 아니라 경제 역동성을 줘야 한다는 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작은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회가 제대로 부여된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정치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기업 활동이 정치에 의해 휘둘리지 않도록 많은 경각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스타트업에 얼마나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느냐가 국가의 명운을 가른다"며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기업이 창업 10, 20년 만에 세계 최고 기업이 됐다. 우리나라도 네이버, 카카오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기업이 얼마나 꾸준히 나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스타트업 규제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 민간 경쟁력을 정부가 규제적 측면에서 발목을 잡는 게 계속 돼선 안 된다. 세부적인 것보다 큰 방향에서 혁신 대상을 제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스타트업 간담회는 탈원전 비판에 이어 사실상 첫 경제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임기 말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부각할 수 있는 에너지·경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중도층의 반문(反문재인) 정서를 결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의 즉각적인 입당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최근 원희룡 제주지사·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연쇄 회동을 가지면서 야권통합·정권교체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당분간 독자적인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한편 야권 주요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행보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높은 관심도를 유지하는 것이 향후 대권가도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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