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일본의 소재·부품산업 수출규제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불매운동으로 어려움을 겪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닛산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전체 점유율은 내려갔지만 남아 있는 토요타·혼다는 불매운동 이전의 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는 2만1천대를 판매해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독일(61.9%)과 미국(비중 15.2%)에 이은 3위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던 일본차가 미국차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일본 브랜드 판매량은 지난 2019년 8월2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018년 15.7%를 기록했던 점유율은 2019년 13.6%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0%로 반토막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닛산·인피니티가 재고물량 처분 후 판매를 중단하면서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 하락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일본 브랜드들이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 버티고 있는 렉서스·토요타·혼다는 불매운동의 여파에서 벗어나 나란히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렉서스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3천8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천583대) 대비 47.6% 성장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는 2천139에서 2천507대로 17.2% 늘었다. 혼다도 1천323대에서 1천382대로 4.5%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의 판매증가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적극적인 신차 출시가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1~5월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는 2만8천5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천683대) 대비 223.1% 급증했다.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 브랜드들이 강점을 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업체들은 적극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토요타는 지난 4월 하이브리드 미니밴인 '뉴 시에나'에 이어 5월에는 2022년형 '뉴 캠리'와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뉴 시에나'는 국내 첫 하이브리드 미니밴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렉서스는 플래그십 세단 '뉴 LS 500'와 '뉴 LS 500h'를 선보였고, 혼다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 '2021년형 오딧세이' 등 신차 출시에 적극 나섰다.
이와 함께 일본 업체들이 적극적인 할인 정책에 나선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승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소비자 관심 끌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브랜드 관계자는 "불매운동 이전의 판매량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조심스럽지만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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