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대해 브라질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연내 인수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간 셈이지만 중국이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도 여전해 업계에선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브라질 국가경쟁규제기관(CADE)은 지난 24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조건 없이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의 인수 계획을 심의한 결과 시장 경쟁 원리를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및 SSD 사업 부문(중국 다롄 공장)을 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올해 1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사업부 기업결합을 위해서는 관련 8개국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EU, 한국, 대만에 이어 이번에 브라질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 앞으로 중국, 영국, 싱가포르 등 3개국 심사 관문만 남았다.
이 중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과 치열한 반도체 경쟁 때문에 반도체 M&A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일본 장비 업체 고쿠사이일렉트릭을 4조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지난 3월 무산됐다. 중국이 M&A를 허락하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엔비디아가 발표한 영국 ARM 인수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중국 정부가 인수를 불허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ARM 본사와 중국 법인 ARM차이나 간 소송전도 벌어졌다는 점에서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앨런 우 ARM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을 퇴진시키려했던 ARM 이사진 3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중국은 3년 전에도 미국 퀄컴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무산시킨 바 있다. 다만 이번 인수에 인텔의 중국 사업장인 다롄 공장이 포함돼 있고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등지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불허할 명분이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싱가포르에선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독점 우려가 없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12.3%, 인텔은 7.5%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쳐도 삼성전자(33.5%)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는 중국 당국의 승인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됐다는 점에서 이번 M&A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브라질 당국의 승인을 환영한다"며 "브라질의 무조건부 승인은 주요 국가 및 지역이 이번 인수건을 승인한 긍정적 사례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주요 심사 당국의 원만한 승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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