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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건설업계, 적정임금제 도입 놓고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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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금 삭감 줄어들 것" vs 사측 "신규 일자리 감소"

공사현장 모습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공사현장 모습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다단계 건설생산구조로 인한 건설 근로자들의 임금삭감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임금제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연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사측은 적정임금제는 과도한 개입으로 노사 및 노노간 갈등이 불가피해진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적정임금제를 놓고 정부와 건설업계 간 정면충돌이 벌어진 셈이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일자리위원회 등은 다단계 건설생산 구조로 인한 건설근로자 임금삭감을 방지하고 건설산업 일자리 환경을 위해 일자리위원회·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공사 적정임금제 도입방안'을 추진한다.

적정임금제는 발주처가 정한 일정수준 이상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건설업의 경우 원도급사→하도급사→팀·반장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인해 저가수주가 발생하고 있다. 팀·반장의 중간 수수료 착취 등으로 인해 근로자가 받는 실질 임금이 낮아져 건설업이 취업기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건설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방향 발표 이후 총 20건의 시범사업 및 제도화 관련 연구를 실시했고, 일자리위원회 건설산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쳐 결정했다. 정부는 적정임금제를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우선 적용하고, 시행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노동계는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불법 다단계로 인해 임금이 삭감되는 건설노동자 임금삭감 방지대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300억원 이상 공사에서 적용되는 부분은 아쉬우며 빠르게 모든 건설공사 현장으로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연일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적정임금제 적용 여부에 따라 근로자들간 충돌이 예상되는 데다 적정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제처럼 시장가격보다 높은 임금이 형성될 경우 신규 근로자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해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한국소방시설협회 등 건설관련 6개 단체는 건설공사 적정임금제 도입방안’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건설업계는 적정임금제로 인해 노사 및 노노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저임금 산정을 놓고 각종 사회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적정임금제 역시 갈등이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파업을 비롯한 집단행동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입낙찰제도의 근본적 개선 없이는 노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기업에게 전가돼 건설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또한 생산성을 고려해 청년인력 등 미숙련·신규근로자의 고용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데 생산성에 맞춰 임금을 반영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신규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 최저임금제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정부와 국회가 건설업계의 의견에 조금 더 귀 기울여 제도 도입을 재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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