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난해 동아프리카에서는 ‘사막 메뚜기’로 몸살을 앓았다. 수억 마리의 사막 메뚜기가 한순간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농작물이 쑥대밭이 됐다. 당시 동아프리카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사막 메뚜기가 번식하는데 아주 좋은 조건이 마련됐다.
정확히 어떤 온도, 어느 정도의 습도, 다양한 조건에서 사막 메뚜기 떼가 빠르게 번식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사전에 사막 메뚜기 떼 급습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그동안 사막 메뚜기 떼의 이동과 그 배경 등을 알아보면 가능한 대비책도 어느 정도 마련해 놓을 수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피지와 투발루, 통가왕국. 이들 나라는 해발 고도가 낮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잠기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강력한 사이클론 발생이 잦다. 폭우도 예상치 못하게 한꺼번에 쏟아진다.
조기경보시스템을 잘 갖춰 놓으면 이 같은 기후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특히 피지와 투발루, 통가왕국 등 남평양 섬나라는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이다. 이들 나라가 잘 살아 스스로 기상예보와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기후위기를 두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그동안 지구 가열화(Heating)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쏟아낸 곳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이었다. 이들 나라는 산업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화석연료 에너지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했다.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도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이들 가난한 나라들이다. 전 세계 기후위기 관련 단체와 선진국이 이들 나라에 기상예보와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서둘러야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배경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후위기와 조기경보시스템(Climate Risk and Early Warning Systems, CREWS) 이니셔티브는 최빈개발국과 작은 도서 국가에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2천800만 달러를 추가로 동원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7일(현지시각) CREWS 이니셔티브의 13번째 운영위원회에서 발표됐다. 이번 추가 자금 지원으로 많은 나라와 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지원금은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이 부족하면서도 꼭 필요한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섬나라에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CREWS 이니셔티브의 관련 통계를 보면 57개국이 지원받았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지원 금액도 21% 늘어났다. 지원한 금액은 6천616만 달러에 이른다. 10개의 태평양과 서아프리카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지원됐다. 약 1억1천400만 인구가 더 나은 조기경보시스템으로 혜택을 입었다.
2천800만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기로 한 배경에는 올해 회원국이 CREWS 신탁 기금에 새로운 기부를 한 것을 비롯해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가 1천만 유로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덕분이다.
CREWS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는 호주, 핀란드,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등이다. 스테판(Stéphane Crouzat) 프랑스 기후대사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효과적이면서도 현명한 방법의 하나로 조기경보시스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신속한 조치를 해줘야 하는 것을 꼽는다”고 말했다.
CREWS는 최빈 개도국과 소규모 국가의 생명, 생계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효과적 기반, 여러 위험, 성별 정보, 조기 경보와 위험 정보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크게 높이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목표이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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