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워치'가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워치 시장을 노리고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 구글과 손을 잡고 반격에 나선다. 코로나19 이후로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스마트워치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자 페이스북도 시장 진출을 노리는 등 경쟁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90억 달러(약 77조7천억원)로 전년 대비 49.4%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815억 달러(약 91조8천억원)로 100조원 안팎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 코로나 덕에 날아 오른 '스마트워치'…시장 전망 '맑음'
특히 스마트워치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워치의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는 애플로, 올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33.5%다. 2위 화웨이(8.4%), 3위 삼성전자(8%)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워치 운영체제(OS) 기준으로는 애플 워치OS(33.5%)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타이젠(8.0%)과 화웨이 라이트(Lite) OS(6.7%)가 그 뒤를 이었고, 구글의 웨어OS는 3.9%에 불과했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애플워치6' 시리즈와 보급형 제품인 '애플워치SE'를 선보이며 올해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워치3'와 '갤럭시워치액티브'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출하량이 전년 대비 27%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0.5%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애플과 비슷한 시기에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애플의 지위가 워낙 탄탄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며 "애플이 iOS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아이폰과 맥북,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매끄럽게 연동되며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계를, 갤럭시워치에는 타이젠 OS를 각각 탑재해 연동성이 낮다는 점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 '타이젠OS' 포기한 삼성, 구글 손잡고 살아날까
이에 삼성전자는 올 가을께 출시될 '갤럭시워치4'에 그간 고수해 온 타이젠OS를 포기하고 구글 안드로이드의 웨어OS를 탑재하기로 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구글의 '웨어 OS'와 삼성 타이젠을 합친 통합 스마트워치 운영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1'에서 '갤럭시 생태계·새로운 워치 경험·모바일 경험'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행사를 통해 '갤럭시워치4'에 들어갈 OS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OS는 앱 구동 속도·배터리 수명 개선 등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럭시워치'를 통해 구글 지도, 유튜브 같은 구글 앱과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애플워치'에 맞서기 위해 '갤럭시워치4'의 디자인과 기능에도 상당한 변화를 줬다. '갤럭시워치4'는 원형인 시계 지름이 기존 41mm, 45mm에서 42㎜, 46㎜ 두 가지 크기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베젤(테두리) 두께는 전작보다 얇아지고, 사용자들끼리 음성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워키토키'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타이젠 OS를 7년 만에 버리고 새로운 OS를 '갤럭시워치4'에 적용함으로써 이미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삼성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연동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일로 애플 생태계에 적극 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훙멍' 앞세운 화웨이도 반격 채비…페이스북도 도전장
2위인 화웨이 역시 '애플워치'에 맞서 이달 초 자체 OS '훙멍(하모니)'을 선보이며 자사 신제품 '워치 시리즈3'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사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 100여 종에 탑재해 애플·구글과 독립된 화웨이 생태계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화웨이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과 맞물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고전했다"면서도 "하모니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도 내년 여름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워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이 개발하는 스마트워치는 두 개의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으로, 전면 카메라는 화상통화를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면 카메라는 시계 본체를 손목 시계 프레임에서 분리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은 스마트워치에 심박수 모니터 등 헬스케어 기능도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LTE 연결을 지원하고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등을 통해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가격은 약 400달러로 블랙, 화이트, 골드 등의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앱 생태계 시장에서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페이스북이 자극을 받은 듯 하다"며 "페이스북까지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면 시장 경쟁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헬스케어 강화한 애플…新 OS·디자인으로 시장 주도
이에 맞서 시장 강자인 애플도 지난 7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새로운 '워치OS8'을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워치OS8는 헬스케어 기능이 더욱 강화된 것이 특징으로, 애플워치가 인식할 수 있는 운동으로 태극권과 필라테스 기능이 추가됐다.
또 워치OS7에서 선보였던 '심호흡' 애플리케이션(앱)은 성찰 세션을 제공하며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챙기기' 앱으로 새로워졌다. 이 외에도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수면 중 호흡수를 측정하는 기능이나 편의를 위한 손글씨 입력 기능, 연락처 앱 등 다양한 기능도 추가됐다.
새로운 기능들은 지난 2017년 출시된 '애플워치3' 이후 모델에 적용될 예정으로 오는 9월께 정식 배포될 예정이다.
또 애플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애플워치7'의 디자인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시계의 프레임의 모서리 부분이 둥근 사각형에서 좀 더 평평하고 각진 모양으로 바뀌고, '애플워치' 최초로 그린 색상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같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하고 화면 크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사장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이 헬스케어, 제약·보험분야에서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웨어러블 기기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와 같이 의약품·건강서비스와 연계된 기기 판매 외에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광고 플랫폼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양과 질적인 부문에서 모두 스마트워치 시장을 계속 장악하고 있지만 후발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며 "향후 시장 성장성이 높은 만큼 경쟁은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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