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최근 주요 계열사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등 지주사 체제 재편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첫 단추는 롯데렌탈이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8월 승인받은 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을 거쳐 이르면 9월 중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하지만 여전히 계열사 주요 주주 역할은 호텔롯데와 나눠 맡고 있는 실정이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3.07%), 롯데물산(32.83%), 롯데쇼핑(8.86%)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신동빈 회장(13.0%)과 계열사의 보유분을 합한 지분율이 41.7%다. 반면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이고, 특수관계사인 일본 주식회사L투자회사 등이 99%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그룹 전반에는 여전히 '롯데=일본'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이 같은 고리를 끊어야만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은 당초 지난 2015년 호텔롯데 상장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해 이어진 신 회장과 신동주 광윤사 대표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이듬해 정부의 대대적인 비자금 수사가 이어지며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재도전에 나서는 듯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텔롯데 실적이 직격탄을 맞으며 이 마저도 어려워졌다.
업계는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의 IPO를 호텔롯데의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렌터카 수요가 급증하며 호실적을 거둔 롯데렌탈 상장을 통해 최대주주인 호텔롯데도 자연스럽게 가치를 재평가 받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 달 호텔롯데가 롯데렌탈의 지분 5.02%를 추가 취득한 것도 설득력을 더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이 성공적으로 상장한다면 다른 계열사의 IPO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롯데가 지주자 체제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에도 청신호를 켜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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