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 LG이노텍 마곡동 본사에서 지난달 열린 채용설명회에는 인사 담당자와 컴퓨터만 덩그러니 놓인 채 단 한 명의 취업준비생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신 컴퓨터 화면 속 수 많은 아바타가 온라인 게임을 하듯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초청장을 받은 400여 명의 대학생과 20명의 인사 담당자, 현업 실무자가 아바타로 참여했다. 취준생들은 아바타를 활용해 LG이노텍의 본사 1층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공간에 접속해 관심있는 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참가했다.
최근 전자업계에도 이처럼 '메타버스' 바람이 불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제품 개발, 마케팅은 물론 채용 영역까지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 아바타 채용설명회 확산되나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주요 판매 타겟층이자 사내 구성원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되면서 이들이 환호하는 '메타버스' 활용법에 골몰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불가해 MZ세대에 친숙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게 됐다"며 "참가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채용은 물론 임직원 교육, 조직문화 활동 등 인사 업무 전반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최근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동물의 숲)'을 활용한 올레드TV 마케팅에 나섰다. 동물의 숲 게이머들이 방문 코드를 입력하면 누구나 올레드 섬에 방문해 다양한 LG 올레드 TV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식이다.
동물의 숲은 가상 캐릭터가 집과 마을을 꾸미고, 이웃과 교류하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다. LG전자의 동숲 마케팅은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메타버스 인프라 개선과 코로나19 뉴노멀 현상은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MZ세대의 메타버스 참여를 대폭 증가시켰다"며 "가상 세계가 새로운 사회적 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 삼성-애플, 메타버스 격전 예고
전자 완제품·부품 업체가 메타버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VR·AR 기기, 여기에 탑재되는 부품 판매 확대가 필요하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12 프로에 AR 지원 라이다스캐너를 탑재해 화제를 모았다. 라이다스캐너는 실제 대상을 현실감 넘치는 AR 앱으로 구현할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선 애플이 내년 라이다스캐너를 적용한 VR 헤드셋을 출시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새로운 VR 헤드셋(가칭 갤럭시 VR)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VR 헤드셋 '오디세이 플러스'를 선보인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에 '갤럭시 스페이스'라는 VR 헤드셋 추정 상표를 등록하면서 새로운 VR 기기를 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메타버스로 변곡점을 맞았다며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메타버스 시대에 키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메타버스 트렌드 속에 VR, AR 기기 뿐만 아니라 초대형 월마운트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윈도 등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현실을 증강해주는 새 기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OLED를 비롯해 QD, LED와 같은 다양한 자발광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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