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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韓, P4G 서울정상회의 앞두고…그린워싱(Greenwashing)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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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온실가스 저감과 환경 중심’, 현실은 ‘온실가스 방임과 환경파괴’

P4G 서울정상회의가 5월 30~31일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P4G 서울정상회의가 5월 30~31일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Greenwashing)’ 논란에 빠져들고 있다. 겉으론 ‘2050 탄소 중립’ ‘재생에너지 확대’ ‘환경경영 실천’ 등을 외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현실은 뒤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021년 P4G 서울정상회의(2021 P4G Seoul Summit)가 30일부터 이틀 동안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P4G는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Global Goals 2030)의 약자이다. P4G는 식량, 물, 에너지, 도시와 순환 경제에 혁신적 변화를 제공하기 위한 다중 이해 관계자 파트너십을 가속화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지탱 가능한 개발 목표와 파리 협정을 충족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6일 P4G 서울정상회의 특별영상을 통해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위한 행동’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P4G 정상회의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2050 탄소 중립 선언에서부터 최근 기업에 불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3020 재생에너지 목표(2030년에 재생에너지 비중 20%) 등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P4G 서울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저탄소 녹색경제 분야에서 선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호주시민단체가 27일 대한민국대사관 앞에서 화석연료 투자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호주시민단체가 27일 대한민국대사관 앞에서 화석연료 투자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이 같은 장밋빛 미래 선언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그린워싱’ 논란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인 게 화석연료 투자인 석탄 화력이다.

국내 시민단체는 28일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탈석탄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에서는 우리나라 대사관 앞에서 관련 시민단체가 석탄 화력에 투자를 중단하라며 우리나라를 겨냥하고 나섰다.

P4G 정상회의를 앞두고 ‘석탄을 넘어서’는 28일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2030년 탈석탄과 신규 석탄발전소 중단을 요구하는 연대 발언을 했다. 지난 4일 청와대를 향해 출발한 강원도 삼척 도보순례단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석탄발전소가 있는 경남(창원 시내-고성하이석탄발전소), 충남(신서천석탄발전소-서천군청), 인천(영흥면사무소-영흥석탄발전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황인철 녹색연합 팀장은 “정부가 탄소 중립을 선포하면서도 새로 짓고 있는 석탄발전소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라며 정부의 P4G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더 이상의 공허한 선언이나 환상을 심어주는 회의는 필요 없다”고까지 비판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문재인정부는 석탄발전소 56기를 죄책감 없이 가동하고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7기나 건설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아무런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뭔가 하는 것처럼 P4G 회의를 주최하는 정부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완기 인천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내외 신규 석탄발전 10기 철회, 2030년 석탄발전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노동자와 주민이 주체가 되는 정의로운 전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원기 강원도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공동대표는 삼척부터 청와대까지 469.9km에 이르는 거리를 300여 명이 함께한 탈석탄·탈송전탑 도보순례단과 걸어온 경험을 공유했다. 성 공동대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중단을 위해 강원도 삼척부터 이 자리 청와대까지 25일 동안 걸어왔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가 아니라면 당장 포스코의 삼척블루파워, 삼성물산의 강릉에코파워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 20일 호주의 환경단체들이 호주의 천연가스 개발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를 담아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E&S 임원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7일(현지 시각) 오전 11시 호주 수도 캔버라에 있는 주호주 대한민국 대사관 앞에서 호주의 유력 환경단체 노던 준주 환경센터(Environment Centre NT), 쥬빌리 호주 연구 센터(Jubilee Australia Research Centre)가 호주의 화석연료 개발 사업에 투자를 중단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두 단체는 한국의 공적 금융기관들이 지난 10년 동안 호주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40억 호주달러(약 3조4600억원) 이상을 투자해왔으며 이런 투자가 기후위기를 심화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큰 우려가 쏟아지는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의 2000억원 상당의 금융지원을 받아 SK E&S가 추진하고 있는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개발 사업. 바로사에 매장된 LNG는 온실가스 배출집약도가 일반 가스전의 2배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스전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호주에서의 이 같은 한국 기업의 행태는 2050년 탄소 중립과 해외 석탄 투자 중단을 선언하고 P4G 의장국으로 나서는 등 기후 리더임을 자처하는 것과 위배되고 탈화석 연료에 열중하는 국제적 동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두 환경단체는 지적했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적으로는 P4G 정상회의를 추진하며 기후 선진국이라 자임해왔던 정부가 해외에선 석탄발전 지원을 넘어 가스전 사업에까지 공적 금융기관의 자금을 지원하는 건 전형적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며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는 늦기 전에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영상보기(https://youtu.be/HuZmDUPiKv0)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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