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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디스플레이, LCD 價 고공행진에 사업철수 늦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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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높아지자 LCD 사업 철수 선언 이후에도 연장 생산 나서…내년께 정리할 듯

삼성디스플레이 8K LC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8K LC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업 철수를 예고한 삼성·LG가 전략 수정에 나설 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LCD TV 패널 가격은 전월 대비 최대 10% 상승했다. 55인치(오픈셀 기준) 패널 가격은 216달러(약 24만원)로 전월보다 6% 올랐고, 65인치와 50인치도 각각 274달러와 192달러로 전월 대비 8%씩 가격이 상승했다.

LCD 패널 가격이 이처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TV 등 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8년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본격화되며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LCD 패널 가격은 55인치 LCD 패널 기준으로 지난 2019년 11월 100달러에서 최근 2배 이상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LCD 패널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5월 초순 TV와 모니터, 노트북 LCD 패널의 평균 가격은 4월 말 대비 2~3% 상승하며 2015년 6월 이후 7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75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1.3% 상승한 392달러, 65인치 패널 가격은 1.8% 오른 284달러였다. 55인치 패널은 1.3% 상승한 228달러, 43인치와 32인치 가격은 각각 1.4%와 2.4% 오른 146달러와 85달러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TV 수요가 늘었고,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진정된 데다 공급이 차질을 빚은 탓에 LCD 패널 가격도 높아진 듯 하다"며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더 비싸지기 전에 사려는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사진=LG디스플레이]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에 대한 수요 폭증 영향으로 연장 생산에 나섰다. 당초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말쯤 LCD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LCD 수요와 가격이 상승하자 생산 중단 시기를 계속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을 이끈 비대면 수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춤해질 것으로 보여 두 업체가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쯤에 생산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관측했다. LCD 가격이 상승해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장기적으론 전체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를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비대면 수혜 장비들의 수요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LCD 가격) 상승폭 축소 및 하락 반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시장 장악이 됐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들이 '제로섬 게임'을 끝내고 수익 확보 쪽으로 전략을 변경하며 LCD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며 "각 업체들이 중국 영향으로 TV LCD 패널에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사업을 계속 끌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쑤저우에 남아있던 LCD 생산 라인을 CSOT에 매각하며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따른 LCD 생산량은 지난 2019년 월 17만 장에서 최근 월 8만 장 수준으로 줄었다.

또 국내 생산 라인도 순차적으로 정리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충남 아산 LCD 패널 생산라인에 있던 설비 매각 절차에 본격 나선 상태로, 업계에선 해당 설비가 중국으로 매각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매출 비중은 전체에서 10%대 초중반대로, 생산량을 대폭 줄이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엔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경기 파주시에 있는 TV용 LCD 생산 시설을 이르면 내년께 모두 철수한다. 다만 모니터·노트북 등에 쓰이는 LCD 생산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CD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갖춰진 상태로, 자동차나 모니터·노트북 LCD에선 아직까지 중국 업체들이 LG의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한 상태"라며 "다만 TV용 LCD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인해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생산을 중단하려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은 LCD 패널 가격 상승에 수익성이 좋아지자 생산을 늘리기 위한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BOE는 우한에 있는 LCD 팹의 생산능력(캐파)을 늘릴 계획이며, CSOT는 최근 중국 쑤저우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라인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또 중국 업체들의 투자 경쟁에 힘입어 올해 LCD 관련 장비 투자는 DSCC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상승한 1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국내 업체들이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업체들이 하루 빨리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OLED, Q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으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듯 하다"며 "LCD 패널 생산을 계속 이어갈 지는 이제 각 업체의 주요 고객사의 결정에 달린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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