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개선세를 이어가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봄철 나들이 차량이 늘어나면서 소폭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손해율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근심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3~80.5%(가마감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76.1~77.3%) 대비 3%포인트 가량 악화된 수치다.
◆ 코로나19 반사이익 누리며 손해율 개선세…3월에는 적정 손해율 수준 진입
손보사 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가 79.3%로 주요 손보사 가운데 손해율이 가장 낮았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각각 79.5%, 80.0%를 기록했고, KB손보는 80.5%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이들 4개사의 점유율은 약 85%를 차지한다.
전체 손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손해율이 가장 낮았다. 메리츠화재는 76.2%로 두번째로 손해율이 낮은 삼성화재보다도 3.1%포인트나 안정화됐다. 반면 MG손해보험은 100.8%로 유일하게 손해율이 100%를 넘겼다.
손해율은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손보사가 보험료를 100만원 받아 고객에게 보험금으로 80만원을 지급했다면 손해율은 80%가 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8~80% 선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사고율 감소로 물적 손해 보상 관련 보험금 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가 반영된 점도 손해율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 1월 주요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4~84.1%로 전년 동월 대비 5~11%포인트 감소했고, 2월에는 80.6~81.9%로 더욱 안정화됐다.
3월에는 76.1~77.3%를 기록하면서 70%대 구간까지 진입했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사업비율 평균값이 16.6%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상당수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 봄철 나들이 차량 급증에 손해율 다시 악화…"향후 더욱 치솟을 가능성 높아"
안정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봄철이 되면서 다시 악화되는 모습이다. 그간 봄철이 돌아오면 나들이를 떠나는 차량이 급증하면서 교통사고도 늘어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주요 손보사 중 한 곳은 4월 손해율이 3월보다 6%포인트 넘게 상승했고, 올해의 경우 한 중소형 손보사는 같은 기간 손해율이 28.7%포인트나 급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며 향후에는 손해율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차량 운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휴가철과 장마기간 그리고 겨울철이 되면 손해율은 더욱 치솟기 때문이다.
또한 정비요금 인상과 수용성도료 의무화 등 원가 인상 요인도 산적한 상태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그간 최저임금이 인상됐고 물가 상승으로 운영경비 부담도 늘어났지만 정비요금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동결됐다는 이유로 정비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년 봄철이 되면 계절적 요인에 따라 손해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대비 개선되긴 했지만 정비수가 인상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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