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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임혜숙 청문회] 모든 것 빨아들인 ‘블랙홀’…과기계 “국민적 시선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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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청문회 될 듯,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도 도마 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지명자가 모든 과기계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 버렸다. 4일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임혜숙 지명자에 대한 의혹은 이어지고 있다.

종합소득세 누락, 두 자녀 국적 논란, 위장전입, 논문표절, 해외 학회 참석 때 자녀 동행, 부동산 거래할 때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 등 일일이 늘어놓기도 부족할 지경이다.

여기에 임혜숙 지명자의 남편이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할 때 임혜숙 지명자 제자들의 논문에 남편이 제1 저자로 집중적으로 등재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남편의 승진에 임혜숙 지명자가 제자의 논문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지명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3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여러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 눈길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지명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3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여러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 눈길이 쏠린다. [사진=뉴시스]

야권은 임혜숙 지명자에 온갖 의혹을 제기하면서 ‘지명철회와 자진사퇴’ 쪽으로 방향을 정해놓고 청문회 때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로 정치 이슈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 지명자 측은 “거론된 의혹에 대해 사안마다 설명하고 해명했다”며 “청문회 때 더 자세한 자료를 통해 갖은 의혹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숙 지명자는 과기계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임 지명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에 임명된 지 약 3달 만에 과기정통부 장관 지명자가 됐다. 과기계에서는 이를 두고 놀라움과 함께 충격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NST 이사장 업무를 파악하다가 갑자기 장관 지명자가 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NST 이사장에 임명될 때도 과기계 반발이 만만찮았는데 과기정통부 지명자가 된 이후 많은 의혹과 논란이 이어지면서 과기계 전체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과기계 인사는 이런 상황을 두고 “파격적 인사에 이어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최근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과기정통부든, NST든 청문회 이후 큰 상처를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기계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종합소득세와 두 자녀 이중국적 논란 정말 몰랐을까?

장관이 지명되면 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의혹과 논란이 이어진다. 여러 의혹에 대해 지명자 측은 청문회 준비팀을 구성해 해명과 설명을 이어간다. 임혜숙 지명자가 그동안 내놓은 해명자료 중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것을 두고 종합소득세 누락과 자녀 국적 논란이 꼽힌다.

임 지명자는 이 두 문제에 대해 “구체적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뒤늦게 구체적 법적 사안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내지 않은 세금을 추가로 내고 자녀 국적도 한국국적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의혹과 달리 종합소득세 누락과 자녀 이중국적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알지 못했다는 임 지명자의 해명을 두고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종합소득세 신고는 매년 5월이면 해야 하고, 자녀 이중국적도 자신의 자녀인데 성인이 될 때까지 알지 못했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란 비판이 대부분이다.

◆임혜숙 지명자 측 “청문회 때 자세히 설명하겠다”

이외에도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 결이 다른 임혜숙 지명자 의혹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해외 학회 참석 때 자녀와 동행하거나, 부동산 거래할 때 다운 계약서 작성 논란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교수 신분으로 해외에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하면서 자녀를 동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임혜숙 지명자 측은 “외국의 경우 가족동반 학술대회 참석 등이 자연스러운 사례도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임 지명자 측은 “자녀와 동행은 했는데 비용은 개인 부담으로 모두 처리했다”며 “관련 영수증과 자세한 내용 등은 청문회 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 참석 이후 연구결과 보고서 부실에 대해서도 임 지명자 측은 “온라인 보고시스템은 간단하게 기록하게 돼 있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에는 간단히 온라인으로 보도하더라도 관련 학회에는 종합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게 했느냐는 질문에 임 지명자 측은 “청문회 때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부동산 다운계약서 논란도 국민적 상식과 동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임 지명자 측은 “부동산 관행에 따라 대리인에게 의뢰해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다들 그 당시에는 그렇게 했다’라고 해명한 것이다. ‘다들 그렇게 한 것’인데 자신만 문제가 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청문회 결과 따라 청와대 인사 검증실패로 정치 이슈화 될 수도

4일 청문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임혜숙 지명자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지명철회와 자진사퇴’ 쪽으로 방향성을 정하고 인사 책임론까지 거론할 태세이다. 임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청와대 인사검증 부실 논란으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이치다.

특히 이번 임혜숙 지명자 인사에는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전 과기정통부 장관)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게 과기계의 판단이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지명 당시 임 지명자에 대해 “초고속 통신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실적을 쌓은 공학자”라며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한전자공학회회장을 지내며 여성 공학자로 새 길을 개척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유 비서실장은 또한 “연구현장 경험과 NST 이사장을 거치면서 과기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탄소 중립·연구개발(R&D)·디지털 뉴딜 등을 가속화하고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하도록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었다.

업무파악조차 끝마치지 못한 NST 이사장 경험 3개월을 두고 과기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두고 과기계는 유 비서실장의 ‘난독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과기계 관계자는 임 지명자 논란을 두고 “이젠 ‘내가 장관이 될 정도로 능력 있고, 열심히 했고, 깨끗하다’는 생각이 없다면 지명되더라도 나서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 뒤 “가뜩이나 과기계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곱지 않은 데 이번 과기정통부 지명자 논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ST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더 안 좋아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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