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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상속] 역대급 사회환원 계획 공개…이재용 '사면론' 힘 싣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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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원대 사회환원에 긍정적 여론 확산…靑·政 향한 사회적 압박 더해질 듯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공개하며 14조~15조원대의 대규모 사회환원 계획을 공개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정부는 곳곳에서 제기된 이 부회장 사면 요구에 대해 수용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지만, 국민 여론은 점차 '사면'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은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 계획과 함께 1조원 규모의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지원, 수조원대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 방침을 공개했다.

이날 유족들이 발표한 세금 납부와 사회 환원 규모는 고인이 남긴 재산의 총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생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유족들이 납부하는 상속세는 전 세계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한국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한다. 이들은 연부연납을 활용해 5년에 걸쳐 성실하게 상속세를 납부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선 국내 상속세율이 다른 국가 대비 과도한 만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으나,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정공법을 택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사면 여론에 더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수조원대 사회환원 계획이 공개되면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은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지난 26일 오후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번 일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이들은 건의서를 통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 동안 쌓아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이를 위한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서는 기업 총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지난 21일 "반도체 전쟁 속에서 정부는 부처별로 정책이 분산되고, 전쟁터에 나간 우리 대표 기업은 진두지휘 할 리더 없이 싸우고 있다"며 이 부회장 사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지난 2월에 이어 이달 15일에도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보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지난 23일 50만 내외 하동군민과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부회장 사면 청원을 제안했다.

종교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두고 간절히 호소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 협의회는 지난 20일 대통령,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헌법재판소장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공과가 있겠지만 권력자의 요구에 무조건 반대할 수 없는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사면하는 것이 옳다", "사회환원을 위해 이렇게 나선 역대 총수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간절히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범죄 사범에 대해서는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지난 27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과 관련해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도 같은 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면 문제는 제가 판단할 사안도 아닌 것 같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한 건의 내용을 관련된 곳에 전달했다"고 언급하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 내지 사면 문제 등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를 대응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나서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수조원대 사회환원 계획까지 공개돼 이 부회장의 사면 요청은 앞으로 사회 전반으로 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곳곳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 만큼 청와대가 사면에 대한 현실화 여부를 떠나 사회적 통합 측면에서 진지하게 논의하려는 자세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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