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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의 자원경제] 광물공사의 해외자원 개발 평가와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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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우리나라는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자원 다소비형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자원 소비량이 세계 5위 규모에 달한다. 국내 제조업은 꾸준히 성장해 왔으나 이와 더불어 2000년 84%였던 광물자원 수입 비중이 2015년 93%, 2019년 96.2%까지 증가했다. 2019년 기준 광물자원 수입액은 약 307억 달러(34조1천46억원)이다.

문제는 빈약한 국내 부존자원으로는 산업에 필요한 원료를 제때 공급할 수 없는 만성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원료광물의 수요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광물자원은 광산개발에 최소 5~10년, 더 길면 20년 가량의 장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공급 탄력성이 낮아 약간의 수급 불균형에도 급격한 가격변동 및 공급부족이 유발될 수 있는 수급 특성을 갖고 있다. 이처럼 광물자원이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과 빈약한 부존여건, 수급 특성을 감안하면, 광물자원을 단순 수입에만 의존하기에는 국가적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 및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원료광물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 수입뿐만 아니라 해외 광산개발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광물공사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산업원료광물 수급기반을 강화하고자 지난 1990년부터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첫 진출이 터키 오하넬리 크롬 광산 개발이다. 하지만 갈수록 국내 광물개발 산업이 위축됨에 따라 해외로부터의 자원확보 필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2008년에는 공사법을 개정 '대한광업진흥공사'가 '한국광물자원공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나섰다. 특히 기존의 민간지원 중심에서 지원과 직접투자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투자 규모를 늘려 나갔다.

광물공사의 해외투자가 멈춘 2016년 기준으로 총 21개국 47개 해외사업에 약 50억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2008년 공사법 개정 이후 부터는 투자진출이 대폭 확대돼 2015년 말 기준 40억 달러의 세계 80위권 자원개발기업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자원개발 기여도는 2007년 7.4%에서 2015년 18.1%로 상승해 국가 경제규모에 걸 맞는 성장을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호주에서 유연탄을, 중남미 구리, 리튬, 아프리카 니켈 및 희토류 등 주요 광종별 수급 거점을 구축하고 신흥 미개척 지역으로 희소금속 사업 진출을 확대하는 등 해외 자원개발 지역별 거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광물공사가 이러한 성장을 이루어 냈으나 이면에는 여러 부작용 또한 드러나게 된다.

2016년에 자본이 완전 잠식될 정도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점이다. 이는 광물가격의 급락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대규모 차입금에 의존해 투자를 확대한 점,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개발 사업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차입을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한 점, 암바토비 니켈 사업의 건설과 생산 지연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탐사 및 개발단계 사업 위주의 투자로 투자대비 회수 실적이 저조한 것도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다. 종합해 보면 해외 자원개발 투자의 부작용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단기간 내 급격한 투자 확대다. 사업관리 역량을 채 갖추기도 전에 대규모의 해외투자를 무리하게 추진했다.

전문가들은 비운영사업 위주의 소지분 투자방식, 합리적 의사결정 프로세스 결여, 차입에 의존한 투자비 조달 그리고 정부의 관리 문제 등을 지적한다. 현재 정부는 광물공사의 모든 해외 자산을 서둘러 매각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광물공사가 통폐합되어도 다음 몇가지는 계속 진행되었으면 한다.

첫째, 해외자원 개발은 전략을 수정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 해외 투자사업 중 운영 역량이 안되는 멕시코 볼레오 구리사업은 손실을 감안해서라도 조기에 철수하고, 대신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개발은 자금을 투입해 사업을 정상화시켜 수익을 내도록 해야 한다.

셋째, 운영권이 있는 사업은 민간기업과 협력 및 협업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즉 운영 역량이 부족한 분야(가공,제련,설비,판매 등)는 민간 기업에 일정기간 위탁경영토록 해야 한다. 넷째, 해외자산 관리를 더 세밀하고 철저히 진행해 부채를 줄이고, 수익 창출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지금의 현안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사장과 임원으로 임명해야 한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재직하며 세계 여러 나라 광산 현장을 다닐 만큼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현대제철 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협회 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와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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