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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뺀 경제5단체, '이재용 사면' 위해 뭉쳤다…文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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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사면 건의서' 정식 제출…"삼성, 총수 부재로 세계 1위 지위 잃을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제외한 5개 주요 경제단체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논의를 위해 본격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6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단체 명의로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일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특히 손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부총리·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도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며 사면을 건의한 바 있다.

이들은 건의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전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선두에 나서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지원하고 있고 주요 경쟁국들 또한 투자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시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 동안 쌓아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이를 위한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서는 기업 총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경총]

앞서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실형이 선고되기 전부터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들을 쏟아냈다.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월 이 부회장의 선고공판 직전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번 5개 경제단체 건의서에는 전경련은 쏙 빠져 눈길을 끈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을 주도한 것을 계기로 현 정부에 '적폐'로 낙인 찍힌 상태다. 이에 현 정부에서 소통 창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전경련 패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8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제계와 소통을 위해 대한상의, 경총, 중기중앙회, 중견기업연 회장과 잇따라 만났지만 전경련은 회원사가 중복된다는 이유로 방문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지난 21일 "반도체 전쟁 속에서 정부는 부처별로 정책이 분산되고, 전쟁터에 나간 우리 대표 기업은 진두지휘 할 리더 없이 싸우고 있다"며 이 부회장 사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지난 2월에 이어 이달 15일에도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보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이 부회장을 사면해달라는 청원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지난 12일과 16일에 올라온 이 부회장 사면 청원글에는 4일 만에 1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했다.

종교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두고 간절히 호소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 협의회는 지난 20일 대통령,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헌법재판소장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 부회장의 사면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범죄 사범에 대해서는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같은 목소리에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 내지 사면 문제 등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홍 대행도 경영계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에 대해 "관계기관에 전달했다"는 정도로만 언급했다.

이처럼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자 경제단체들은 건의서를 통해 재차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했다.

이 경제단체들은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로 꾸짖고 치열한 반성이 있어야함이 마땅하다"면서도 "하지만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 부회장이 하루 빨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 우리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들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화합과 포용의 결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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