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폼팩터 혁신으로 반전 기회를 노리던 LG전자 MC사업본부가 오는 7월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 때 '초콜릿폰', '롤리팝폰'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던 LG전자는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주력 사업 하나를 잘라내게 됐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실패하게 된 것이 피처폰의 성공에 도취해 자만에 빠진 나머지 소비자의 수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이후 사업 재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지만 결국 반전을 끌어 내진 못했다.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에 이르는 애물단지를 털어내는 LG전자 입장에선 씁쓸하기 그지 없다. 5세대(5G) 이동통신 특허가 1천700여 건에 이를 정도로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LG 스마트폰으로는 이제 더이상 경험해 볼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스마트폰 시장 내 LG전자의 입지는 미미했지만 해외 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이 이제 삼성전자 하나만 남았다는 점은 다소 불안하다. 국내 기업끼리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것과 달리 해외 기업과의 싸움은 국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다소 위협적이다. 특히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LG전자의 빈자리를 노리고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것도 삼성전자에게도 부담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로만 보면 다소 불안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23.1%, 애플은 22.2%로 0.9%p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19%, 애플이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샤오미, 비보, 오포도 중저가 시장에서 점차 기세를 올리고 있는 데다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부분도 삼성전자에겐 불안 요소다. 중국 폰 추격을 따돌릴 수 있도록 방어막 역할을 해줬던 LG전자에게도 더는 기댈 수 없게 됐다.
세상에 영원한 1위는 없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와 '갤럭시S' 시리즈·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강화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홀로 버티기엔 앞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기기 자체의 성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애플과 같은 강력한 생태계 조성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격변기 속에서 경영진이 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LG전자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말만 믿고 스마트폰을 '찻잔 속 태풍'으로 평가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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