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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재해에 멈춘 반도체 공장, 속속 가동 재개…공급망 회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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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스틴 공장 이어 日 르네사스도 생산 나서…"출하량 회복 더딜 듯"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화재, 한파 등 여러 재해로 가동을 중단했던 반도체 공장들이 속속 정상화 단계에 들어갔다. 당장 반도체 출하량을 공장 가동 중단 전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운 상태지만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은 공장 가동 재개 소식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9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생산 3위 업체인 르네사스가 오는 19일께 화재 피해를 입은 일본 이바리키현 나카 공장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달 화재가 발생한 후 한 달만이다.

이번 화재로 나카 공장은 300mm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칩에 회로를 새겨 넣기 위한 기판) 생산을 중단했다. 전체 장비의 2% 안팎을 차지하는 N3동 내 장비 11대가 피해를 입었다. N3동 내 전체 반도체 생산량의 3분의 2는 차량용 반도체다.

르네사스는 매일 1천여 명을 투입하면서 1층 클린룸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반도체 제조 장비를 들여오는 작업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장비 조달은 5월 이후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출하량이 화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네사스는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네덜란드 NXP(10.2%), 독일 인피니온(10.1%)에 이어 8.3%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한 곳이다. 특히 차량 전력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분야의 선두업체로 전 세계 MCU 생산의 20%를 담당하고 있으며, 혼다·닛산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에 이번 나카공장 화재로 일본 자동차업계 2분기 생산량은 최대 240만 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출하 수준 정상화까지는 100일 정도가 걸릴 듯 하다"며 "르네사스가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자사 에히메 공장과 대만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대체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사진=르네사스 공식 블로그]
[사진=르네사스 공식 블로그]

미국 텍사스 한파 여파로 가동이 중단됐던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도 6주 만에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 공정의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 2월 16일 한파와 폭설에 따른 정전으로 인해 운영되지 못했다. 이곳에선 테슬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칩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과 수도는 나흘 후인 지난 2월 20일에 공급 재개됐으나, 설비가 100% 정상 수준에 도달하기까진 앞으로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일로 삼성전자는 3천억~4천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스틴 공장의 월 캐파는 10만장 웨이퍼 수준으로 파악되고 이에 따른 손실은 4천억원 수준"이라며 "2분기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실적에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TSMC]
[사진=TSMC]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과 함께 가동이 중단됐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와 인피니언의 공장도 최근 정상 가동을 재개했다. 이처럼 여러 재해로 멈췄던 공장들이 최근 재가동에 나서면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업체들은 일단 안도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당장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답답해 하는 눈치다.

또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여전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특히 TSMC는 지난 1일 공장에서 화재까지 발생해 반도체 생산에 일부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관계자는 "전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올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에 미친 영향은 130만 대로 추산된다"며 "일본과 미국 양국에서 영향받는 반도체 사업장은 최소 한 달 이상 오프라인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돼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의 수요 예상이 빗나가고, 예측할 수 없는 재해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됐다"며 "연말까지 공급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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