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재편 방향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철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매각을 위해 수차례 시도했지만, 난항을 겪으면서 철수로 방향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운영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선 통매각, 분할매각, 철수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매각 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철수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LG전자는 MC사업본부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체들의 인수 의지가 강하지 않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레인보우'와 연내 차세대 폼팩터 '롤러블폰'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모든 스마트폰 라인업의 출시 계획을 전면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검토에 들어간 지 2개월 반가량이 됐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고민을 이어왔다.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은 최근 개최한 주총에서 MC사업본부에 대해 "앞서 경영보고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고려해 사업 운영 방향을 다각적으로 재검토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업 재편을 공식화한 뒤로 줄곧 같은 입장을 보였다.
현재 LG전자는 3천700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인력 배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력들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등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수요가 큰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배치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MC사업본부는 적자 이후 인력이 줄어든 상태이기도 하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C사업본부의 직원 수는 2015년 7천427명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천719명으로 5년 새 절반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일부 사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사업 재편을 예고한 만큼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이 힘들어진 만큼 선택지는 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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