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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양날의 검'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구조조정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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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취지…비용 증가로 인력 감축 가능성

지난해 4월 26일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운동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4월 26일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운동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특수고용직(특고)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그간 보험사들은 막대한 비용부담을 이유로 이를 반대해왔지만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기조를 바꾸진 못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면서 제판분리의 흐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3일 특고 고용보험 세부 시행방안 등을 담은 '고용보험법' 및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 7월부터 설계사 등 특고 고용보험 적용…보험사 막대한 비용 부담 '근심'

정부는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로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특고의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했다. 그간 근로자 중심이었던 고용보험의 적용 대상을 예술인과 특고, 자영업자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특고 종사자인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12개 직종이 고용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노무제공 계약에 따른 월 보수가 80만원 미만이면 고용보험 적용에서 제외된다. 보험료율은 특고 종사자 보수의 1.4%로 사업주와 절반씩 부담한다.

정부가 특고 고용보험 의무화를 추진하자 보험업계는 막대한 비용부담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수십만명에 이르는 설계사들이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보험사들은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전국민 고용보험에 따른 보험산업 영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법인보험대리점(GA) 등에 소속된 설계사의 수는 41만3천895명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1.6%의 현행 보험요율을 적용하면 893억원의 비용을 보험사와 GA가 부담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확정된 1.4%의 요율을 적용하더라도 보험사와 GA의 비용부담은 약 781억원에 이른다. 이에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의 선택권을 존중해 임의 가입에 한정하도록 시행령에서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 고정비 늘어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제판분리 흐름도 가속화 전망

업계에서는 설계사의 고용보험 적용 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월 소득 80만원 이하 설계사들을 제외하더라도 고정비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현 수준의 설계사 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업종의 특성상 자발적 이직이 잦고, 진출입이 자유로운 등 고용보험 적용이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법이 시행된 이후 인력에 대한 비용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향후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흐름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제판분리란 상품 및 서비스의 제조와 판매 과정 분리를 의미하는 용어로, 기존 전속 설계사 조직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영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절감을 위해 제판분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판분리의 포문을 열었던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판매자회사 영업을 시작했고, 한화생명도 다음달 판매 전문회사인 한화생명 금융서비스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보험사들은 제조와 판매 분리를 통해 지점 운영이나 설계사 교육비용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대외 환경 변화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어 유연하고 효율성 있는 조직 운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사의 재정 손실을 줄이고 보다 유연한 인력 운용 등을 목적으로 제판분리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향후 성과가 미미한 설계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용이할 수 있어 고용보험 의무화는 사실상 '양날의 검'과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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