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구현모 KT 대표, '디지코' 전환 발판마련…"올해 본격 뛴다"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오는 30일로, 대표이사 취임 1년을 맞는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ABC) 역량을 강화하고 콘텐츠 전문법인을 설립하는 등 통신 중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9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KT의 나아갈 방향으로 '텔코(Telco)'에서 ‘디지코’로의 전환을 제시하고 관련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ABC) 역량을 경쟁력으로 삼고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향후 미래를 결정할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구 대표가 보인 첫 전략적 행보는 'AI 원팀' 결성이다. AI원팀은 인공지능 분야 공동 연구 개발, 인재 양성을 위해 현대중공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대표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는 협력 단체다. 결성 이후 이후 LG전자, 동원그룹, 한국투자 등이 추가 합류하는 등 AI원팀의 외연을 넓혀 나갔다.

현대중공업그룹과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500억원 규모 투자계약을 맺었으며 지능형 로봇, 물류 플랫폼 혁신 솔루션 개발 협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컴 등 국내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기업들과 서울대, 포항공대 등이 참여하는 ‘클라우드원팀’도 결성했다.

구 대표는 기업간거래(B2B) 중심 디지털전환(DX) 시장 공략을 위해 ‘K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도 새롭게 론칭했다. 그동안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IPTV 등 기업・소비자거래(B2C)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면 앞으로는 ‘ABC’ 역량을 앞세워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IT·미래사업 등 성장 영역의 매출 비중이 50%까지 높아졌다.

그룹 경영 측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영권 확보,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등으로 성과를 냈다.

미디어, 커머스 등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편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T커머스 사업자인 ‘KTH’와 모바일쿠폰 사업자 ‘KT엠하우스’를 합병한 데 이어 올해는 KT파워텔을 디지털보안장비 제조사 아이디스로 매각을 추진한다.

이뿐 아니라 구 대표는 IPTV 등으로 쌓은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IPTV는 홈미디어 중 가장 영향이 큰 플랫폼으로 KT 이용자는 국민 4분의 1, 가구수 기준 50%에 육박할 정도"라며 "내년부터 콘텐츠 투자를 본격화, 교육과 휴식, 돌봄 등 미디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홈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설립한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 지니’로 실현할 예정이다.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모아 투자, 기획, 제작, 유통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공식 대표로 자리한 제39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본격적인 디지코 관련 사업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힘쓰겠다”며 "AI/DX사업을 필두로 B2B사업을 본격화, B2B 및 플랫폼 관련 매출을 2025년까지 50%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며 디지코 전환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